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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상사맨들

“정말 열심히 일했는데‥내 인생의 한 귀퉁이가 무너지는 것 같아 너무 가슴 아프다. 다른 일을 찾아봐야 하는 것 아닌가를 고민중이다”(A종합상사 K차장) 우리 수출 일꾼들이 떠나려 하고 있다. 지난 40년동안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했던 종합상사 일곱개 중에 세곳이 부실 또는 워크아웃상태에 몰리는 등 불투명한 미래 때문이다. 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해 세계 오지를 헤매고 다녔던 선배들이 부실의 책임을 지고 떠난 자리에 남은 젊은 수출역군들이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과거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은 마땅하지만 수출에 전념 해야할 상사맨들의 사기가 떨어져서는 안될 일인데도 정작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나라는 지금 외환위기로 국가의 앞날이 불투명했던 지난 90년대말에 버금가는 경제 위기를 맡고 있다. 내수시장은 20년만에 최대 불황이고 북핵문제로 인해 국가 신인도가 언제 급락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수출부진이 직접원인은 아니라해도 어찌됐든 무역수지는 올들어 3개월째 적자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해결책은 수출을 수입보다 더 많이 하는 것뿐이다.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이길 외에 더 나은 방도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 일꾼들이 전의를 상실해 일 손을 놓고 있다면 그것은 국가적인 손실이다. 지난 70, 80년대만은 못하지만 종합상사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지 않다.더욱이 수출의 경제성장기여율은 절대적이다. 지난 70년 34%던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지난해 무려 54%에 달했다. 이라크전 이후 전후 특수를 얻기 위해 뜨거운 사막 한 가운데를 누비고 다녀야 하는 것도 상사 맨들의 몫이다. SK글로벌 분식회계와 현대종합상사의 자본 잠식 등이 행여 이들 수출 역군들의 어깨를 움츠러들게 해서는 안된다. 이들이 기가 죽어, 또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회의(懷疑)로 인해 떠나지 않게 해야 한다. 우리가 추진하는 동북아경제 중심국가 건설의 핵심도 전문 무역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지금 무역금융 지원책보다 시급한 것은 상사맨들의 쳐진 어깨를 펴주는 것이다. 수출일꾼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산업부 한동수기자 best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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