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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초대형 핵융합 연구시설 짓는다
입력1998-12-20 00:00:00
수정
1998.12.20 00:00:00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핵융합 연구를 위한 초대형 연구시설이 우리나라에도 생긴다.기초과학지원연구소는 오는 23일 대덕연구단지에서 핵융합 특수실험동의 기공식을 갖는다. 오는 2000년말 완공될 이 실험동은 국내에서 핵융합 연구를 수행할 전초기지. 건물을 짓는데만 695억원이 들어간다. 이 연구동에는 1,500억원 상당의 「차세대 초전도 토카막 장치」(KSTAR)가 2002년까지 설치된다.
현재 국내 최대의 연구시설인 포항공대 방사광 가속기(PLS) 건설에는 1,400억여원이 들어갔지만 핵융합 연구동은 이 기록을 깨게 된다.
우리 주위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핵융합」 반응은 바로 태양이다. 태양이 빛을 내는 원리가 바로 핵융합이다. 지구에 생명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도 핵융합 반응 덕분이다.
핵융합 실험동은 이같은 반응을 이용해 「인공 태양」에 도전한다. 원료인 이중수소와 삼중수소는 바닷물 속에 얼마든지 들어 있고, 원자력발전과 달리 폐기물도 아주 적게 나와 깨끗하다. 거의 무한한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 핵융합 에너지다.
핵융합 발전 앞에 쌓인 수많은 난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실험동의 「심장」인 차세대 초전도 토카막 장치다. 이경수 박사팀이 개발하고 있는 이 장치는 핵융합 발전에 필수적인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세계신기록에 도전할 계획이다. 기존 세계기록은 고작 10여초.
그러나 우리나라의 초전도 토카막 장치는 3억℃가 넘는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를 300초 동안 지속하는 것이 목표다.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를 오래 유지하면 핵융합 발전에 필요한 기초 연구를 충분히 할 수 있다.
초전도 토카막 장치의 비밀은 초전도 자석이다. 기존 장치는 일반 전자석을 사용하지만 KSTAR은 초전도 자석을 이용한다. 초전도 자석은 전기저항이 없어 작은 전류로도 큰 힘을 낼 수 있어 비용이 적게 든다. 강한 전류가 흘러도 열이 적게 나와 오래동안 작동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국내기업들도 핵융합 연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토카막 장치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초전도·초진공·초정밀제어 등 첨단 극한기술이 자기부상열차, 반도체 장비, 초정밀 계측기기 등에 꼭 필요한 핵심기술이기 때문이다. 삼성·현대 등 여러 국내 기업들도 KSTAR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李京洙박사는 『초전도 토카막 장치가 완공되면 핵융합 분야의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한국에 모일 것』이라며 『핵융합 발전은 가장 안전하고 무한한 에너지원』이라고 강조했다.
초전도 토카막 장치는 현재 기본 설계가 끝났다. 내년부터는 상세 설계와 제작에 들어가 2002년까지 실험동에 설치된다.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이때부터 국내 핵융합 연구는 인공태양을 만들어내는 야심찬 궤도에 본격적으로 올라설 전망이다.【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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