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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대회’에서 최경주(41ㆍSK텔레콤)가 우승했다. 최경주는 23일 경기 여주의 해슬리 나인브릿지CC PGA 해슬리 코스(파72ㆍ7,229야드)에서 끝난 최경주 CJ 인비테이셔널(총상금 75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적어낸 최경주는 2위 노승열(20ㆍ타이틀리스트)에 2타 앞서며 초대 챔피언 자리에 등극했다. 최경주의 국내 무대 우승은 SK텔레콤오픈과 신한동해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2008년 이후 3년 만이다. 한국프로골프투어(KGT)와 아시안 투어가 공동 주관한 이번 대회는 최경주가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연 대회다. 특히 최경주는 조용한 갤러리 문화 선도를 기치로 내걸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휴대폰 없는 대회를 추진했고 많은 갤러리의 호응을 얻었다. 나흘간 1만1,000여명의 갤러리가 몰렸는데 이 중 1,200여명이 휴대폰을 맡기고 대회장에 입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 끝난 신한동해오픈에서 갤러리들의 휴대폰 벨소리와 카메라 셔터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최경주는 그렇게 강조했던 ‘조용한 대회’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8승과 올 시즌 상금랭킹 4위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전날까지 단독 선두인 이기상(25ㆍ어헤드)에 3타 뒤져 단독 3위였던 최경주는 3~5번홀 연속 버디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6번홀 보기로 주춤했지만 이후 세 홀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했고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15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섰다. 앞 조의 세계랭킹 104위 노승열이 무섭게 추격전을 벌였지만 최경주는 15ㆍ16번홀(파3ㆍ파4)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5번홀 티샷이 오른쪽 벙커에 빠져 위기를 맞은 최경주는 전매특허인 벙커샷을 핀 5m 옆에 붙인 뒤 파 세이브를 했다. 이어 16번홀에서는 역시 5m 가까운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으면서 우승을 예감한 듯 왼발로 허공을 차는 세리머니를 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고약한 라이였지만 퍼터를 떠난 볼은 훅 라인을 그리며 홀 속으로 사라졌다. 이 버디로 노승열과의 격차는 2타로 벌어졌다. 우승상금 11만8,000달러를 거머쥔 최경주는 “휴대폰 소리에 방해를 받지 않고 경기하기는 처음인 것 같다. 갤러리와 선수 모두 대접받는 대회를 만들고자 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한다면 하는 우리 국민의 힘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 3라운드에서 홀인원으로 기세를 올렸던 이기상은 13언더파 275타로 세계랭킹 86위인 앤서니 김(26ㆍ나이키골프)과 함께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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