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주식형펀드 시장은 그야말로 '지옥'을 경험했다. 지수 부담에 따른 환매로 1~3월에만 5조9,000억원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4~6월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지수 부담이 어느정도 해소된 데다 하반기부터는 국내 증시도 회복되며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다시 국내주식형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최근(6월 26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는 1조7,539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 하락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다시 국내 주식형 펀드에 관심이 몰린 것이다.
펀드 전문가들은 하반기 추세적인 증시 상승을 고려할 경우 해외보다는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유망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과거 성장률 정체가 나타났던 구간에서 성장형펀드가 가치형 펀드보다 우수한 수익을 낸 만큼 현 장세에서도 성장형 펀드에 관심을 두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물론 변동성에 대한 우려는 존재하지만 글로벌 정책공조에 따른 유동성을 고려할 때 현재 시점이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의 적기라는 분석이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3차 양적완화(QE3)와 유럽중앙은행의 3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등 양적완화 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며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경기회복에 대한 신호가 나타날 경우 돈은 다시 이머징마켓으로 흘러 들어올 것"이라 내다봤다. 이어 "경기가 살아나는 속도나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글로벌 자금을 유인하기에 충분하다"며 "변동성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현재 지수 수준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적기라 할 만큼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식형펀드 중에서도 성장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갖춘 펀드를 중심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당장은 경기모멘텀이 약하고 종목별 차별화 양상에 따른 순환매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여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에 따른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할 시점"이라면서 "그러나 성장성이 기대되는 성장형 펀드와 지수 전체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에 대한 투자하는 전략은 유효할 것"이라 강조했다. 성장주 펀드와 인덱스 펀드를 핵심(core)으로 가져가면서 리스크 분산을 위해 채권 등 다른 스타일의 펀드에 분산투자하라는 것이다.
성장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펀드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펀드는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 1[주식]'으로 운용순자산만 1조3,887억원에 달한다. '장기 투자를 고려할 때 국내외 우워할 시장지배력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대형 우량주 중심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이 펀드의 투자 전략이다. 3월 포트폴리오 기준으로 삼성전자 비중이 16.22%로 가장 높고, 현대차(6.5%), 현대위아(4.12%), 제일모직(3.96%), 기아차(3.95%) 등 대형 성장주 중심으로 담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 펀드는 연초 후 2.62%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3년, 5년, 설정후 수익률은 각각 68.68%, 49.04%, 101.48%로 양호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마이애셋자산운용의 마이트리플스타[주식]_ClassA도 운용순자산이 2,291억원에 달하는 대표 성장주펀드다. 이 펀드는 최근 5년간 수익률이 98.05%, 설정후 수익률이 184.69%에 달하는 등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네비게이터, KB자산운용의 KB그로스포커스펀드 등이 성장주 중심으로 자산을 꾸려가면서 가치주 비중을 조절하는 혼합성장주펀드다.
시장 상황따라 투자 비율 자동조절… 분산투자 효과 커 코어 펀드로 성장형ㆍ인덱스 펀드를 가져가면서도 가치형펀드나 중소형펀드, 배당형 펀드를 위성펀드로 둬 분산투자하는 전략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비율 조절.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성장주와 가치주 펀드 등 각기 다른 스타일의 펀드를 가져가며 비율을 조절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런 투자자들에게는 성장주와 가치주의 비율을 자동으로 조절해 투자해 주는 펀드가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한국투자식탁운용의 패스파인더 주식형펀드 역시 성장주에 주로 투자하지만 시장국면에 따라서 포트폴리오 스타일 조절로 장기안정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펀드이다. 시장전망에 따라 저평가 가치주와 성장주에 대한 적극적인 분산투자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2006년 설정된 이 펀드는 2010년 한해 동안 1,000억원 이상이 유입되며 중형펀드로 급성장했다. 최근 3년간 수익률이 44.80%로 우수하며, 설정후 수익률은 72.61%에 달한다. KB자산운용의 KB락스타펀드도 성장주와 가치주의 투자비중을 조절하는 스타일 배분형 펀드다. 이 펀드는 KB자산운용의 대표 성장주 펀드인 KB그로스포커스펀드와 가치주 펀드인 KB밸류포커스펀드에 초기 50대 50의 비중으로 투자를 시작해 시장 국면에 따라 투자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한다. 각 펀드별 투자 비중은 최소 20%에서 최대 80%로 운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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