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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말 인사 갈등 없도록…" 인수인계·국정운영 협조 약속

[MB·박근혜 회동] 무슨 얘기 나눴나<br>탈당 안한 현직 대통령<br>25년만에 당선인과 회동<br>0~5세 무상보육 등<br>MB 협조 언급으로<br>정부 입장 변화 예상

정권교체가 아닌 정권 재창출이 이뤄진 만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28일 회동은 차별성보다는 연속성이 부각됐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구성되면 차질 없이 인수인계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고 박 당선인은 현 정부가 국정 운영을 원만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내년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고 원활한 정부 인수인계를 통해 국정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데 공감을 형성했다.

◇경제위기 극복, 민생경제 살리기에 공감=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은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 속에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박 당선인은 지난 26일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경제를 살리는 일이 다음 정부가 해야 할 가장 큰 책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가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에서 3%로 1%포인트를 낮추는 등 내년에도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 보고 정부 인수인계의 원활한 협조를 통해 내년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한 것이다.

특히 경제위기상황에서 서민 생계가 더 큰 위협을 받을 것이라 보고 민생경제 살리기의 시급함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박 당선인은 경제민주화를 통한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과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 일자리 정책 등 '근혜노믹스'를 설명하며 이 대통령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도 민생 살리기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은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앞으로 대북 대응 기조와 동북아 평화 유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미국ㆍ일본ㆍ중국ㆍ러시아 등 주변국들과의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는 등 동북아 정세 안정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임기 말 인사 논란 없도록 상호 협조하기로=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은 현 정부의 인수위원회 시절 논란이 많았던 임기 말 인사 갈등을 없애기 위해 긴밀히 협조하기로 뜻을 모았다. 역대로 임기를 2개월여 앞둔 현직 대통령과 5년을 새로 시작하는 대통령 당선인이 공존하는 정권교체기에는 임기 만료된 정부나 공기업의 임명직 인사 문제를 두고 양측 간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있었는데 이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법적으로 퇴임 전 단행할 수 있는 인사는 내년 1월21일 임기가 끝나는 헌법재판소장과 현재 공석 중인 검찰총장, 그 외에 한전ㆍ기술보증기금ㆍ석탄공사ㆍ근로복지공단 상임감사 자리 정도다.



이 가운데 헌재소장과 검찰총장 인사 여부가 관심사다. 이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느냐 아니면 박 당선인이 조각 때 함께 인사를 단행하느냐가 핵심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헌재소장의 경우 공백 사태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은 만큼 이 대통령이 박 당선인의 뜻을 존중할 것이고 검찰총장 역시 박 당선인과 협의해 인사를 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어차피 대행 체제로 굴러가고 있는 만큼 임기 내에 무리하게 인사를 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같은 당적 대통령ㆍ당선인 첫 회동=이 대통령과 박 당선인의 이날 회동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같은 당적을 보유하고 있는 현직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박선규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오늘 회동은) 얘기를 나누는 여러 가지 주제와는 별도로 두 분이 만나는 장면 자체가 한국 정치사와 역사에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현직 대통령이 탈당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임기를 마친 것은 직선제 부활 이후 처음"이라며 "25년 만에 탈당을 안 한 대통령과 여당 당선인이 함께하는 의미 있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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