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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를 대표하는 대형 세단 '에쿠스'가 16년 만에 차명을 변경한다. '회장님 차'로 굳어진 이미지를 벗고 프리미엄 세단의 느낌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에쿠스는 대신 '제네시스' 브랜드로 재탄생한다.

10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1999년 출시 이후 현대차의 최고급 세단이었던 에쿠스를 제네시스 브랜드로 통합할 계획이다.

새로 출시될 차량 이름은 '제네시스 EQ900'이 유력하다. 에쿠스(EQUUS)의 영문이름 앞글자를 살려 정통성을 이어가는 한편 기아자동차의 최고급 세단 'K9'의 수출용 이름(K900)과 유사한 이름을 택해 현대·기아차를 대표하는 최고급 세단임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변경된 차명은 이르면 오는 10월께 출시되는 '3세대 에쿠스'부터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가 올 하반기 출시될 에쿠스부터 제네시스 이름을 사용하기로 했다"며 "이를 계기로 제네시스를 도요타의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처럼 현대차를 대표하는 고급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새롭게 탄생할 제네시스 EQ900의 디자인은 전면부는 기존 제네시스와 닮은 모습이며 뒷모습은 에쿠스의 뒷모습과 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가 에쿠스 브랜드를 버리고 제네시스를 택한 것은 국내에서 제네시스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회장님 차'라는 인식이 강해 고가 수입차를 구입하는 40~50대 소비자들이 에쿠스를 외면하는 점도 큰 몫을 차지했다.

에쿠스의 최근 판매실적은 저조하다. 8월에는 전년 대비 69.6%나 줄어든 181대를 파는 데 그쳤다. 올 들어 200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같은 기간 제네시스는 2,116대에서 2,593대로 늘었다.

현대차는 내년 초로 계획했던 신형 에쿠스 출시를 올 하반기로 앞당길 만큼 위기감이 높다. 수입차의 공세에 대응하는 동시에 연말 임원인사에 따라 집중적으로 늘어나는 법인 수요에 맞춰 10~11월로 출시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에쿠스 브랜드에 애착을 보이고 있는 만큼 최종 발표 전까지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차명 변경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고 워낙 에쿠스 판매가 저조하다 보니 더는 늦출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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