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위원회가 지난주 말 직(職)을 내건 김대환 위원장의 배수진, 다섯 차례의 정회와 자정 가까이 이어진 9시간30분에 걸친 난상토론을 거치고도 결론을 도출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연내 타결을 위한 불씨를 노사정이 살려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적지 않다. 주지하듯이 노사정이 함께하는 일련의 회의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기본 방향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자리다. 구체적 의제와 협상보다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대한 최소한의 원칙인 '고통 분담'에 대한 노사정 간의 의견일치를 목표로 삼고 있다.
노사정은 저마다 입장이 있겠지만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대화를 이어나간 점을 높이 평가하는 것도 기본 방향만큼은 노사정이 공감대 형성을 넘어 최소한의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국내외 경제여건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노사정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우리 경제는 희망 속에서 새해를 기약할 수 있다. 합의안에 도출하지 못할 경우 그 폐해는 노사정 모두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
물론 노동시장 구조개편은 노동계로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의제다. 그러나 노사정위에서 양보와 상생의 방안을 찾지 못하면 일자리 확대는커녕 노동계의 기반인 기존 일자리마저 위협받을 수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노사는 임금 일부 삭감과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늘린 선진 각국의 사례를 다시금 각인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기대 어린 관심이 쏠린 합의안 도출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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