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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는 두 발로 달리는 데 KT는 한 발로 뛰는 격입니다."
김영인 KT 무선액세스망 품질담당 상무는 16일 경기도 안양의 KT지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KT가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 서비스를 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LTE-A는 LTE보다 2배 빠른 차세대 통신 서비스로, SK텔레콤이 지난달 서비스를 개시했지만 KT는 연말까지도 일정이 불투명하다.
문제는 주파수다. KT는 지난 2011년 6월 LTE 서비스용 주파수 900㎒를 당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할당받았다. 하지만 1년여 후 이 주파수를 제대로 쓸 수 없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정부에 문제를 제기했다. 900㎒를 이전까지 썼던 아파트 등의 무선인식전자태그(RFID) 주차 차단기나 가정용 무선전화기와 신호가 겹쳐 이 주파수로는 제대로 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게 KT의 주장이다.
실제로 이날 KT는 테스트용 휴대전화로 900㎒ 주파수를 이용한 전화통화를 시연했다. 시연 도중 간섭 신호를 발생시키는 가정용 무선전화기를 켜자 몇 초 만에 전화 통화가 끊겼다. 김영인 상무는 "지난해 10월부터 30억여 원을 투입해 RFID 주차차단기, 가정용 무선전화기를 찾아내고 교체하는 등의 작업을 벌여 왔지만 올해 말까지도 KT가 LTE-A 서비스를 시작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LTE-A에 대한 4,700억 원의 투자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LTE-A는 서로 대역이 다른 주파수 두 개를 묶어 LTE보다 2배의 속도를 내는 이동통신 서비스다. KT는 묶어 쓰기 위한 용도로 받아 둔 900㎒를 못 쓰는 상황이라 LTE-A 서비스가 어렵다고 강조한다. KT는 900㎒를 살짝 옮겨주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미래창조과학부에 촉구했다.
KT의 이 같은 주장은 내달로 예정된 LTE 주파수 경매와도 연관돼 있다. KT는 올해 초부터 경쟁사들과 비슷한 시기, 또는 올해 3ㆍ4분기 내로 LTE-A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수 차례 밝혀왔다.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이 "KT가 이번 경매에 나올 1.8㎓ 주파수를 위해 LTE-A 서비스가 어렵다고 주장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KT가 1.8㎓ 주파수를 가져갈 경우, 갖고 있던 또 다른 1.8㎓ 주파수와 묶어 속도 2배의 LTE 서비스가 가능하다. LTE-A와는 기술적으로 다른, '광대역 LTE 서비스'다. 광대역 서비스는 투자비나 구축 기간의 측면에서 LTE-A보다 손쉽다. 1.8㎓ 주파수만 있으면 애써 900㎒ 주파수 대역의 간섭 현상을 해소할 필요 없이 전국적인 '2배 LTE' 서비스를 시작해 일부 지역에서만 LTE-A 서비스를 개시한 경쟁사들을 따돌릴 수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1.8㎓를 KT가 확보할 경우 7조 원 규모의 특혜가 예상된다며 반발하는 이유다. 시장 경쟁이 아닌 주파수라는 한정된 공공자원 때문에 KT가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SK텔레콤 측은 앞서 "KT는 6개월이면 전국적인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SK텔레콤은 최소한 26~28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KT가 잘못된 주파수 전략을 택해 놓고 정부의 특혜로 메우려 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들려 온다. 한 경쟁사 관계자는 "KT가 직접 900㎒ 주파수를 선택해 가져갔던 것"이라며 "신호간섭을 해소하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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