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로터리] 나눔의 행복

지난해 이맘때쯤 영국의 신경제재단(NEF)이 세계 각국의 행복지수를 발표한 적이 있다. 이에 따르면 전체 조사 대상 178개국 중 1위를 차지한 나라는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남태평양의 섬나라 바누아투였다. 이 나라는 1인당 국내총생산이 1,100달러 남짓한 무척이나 가난한 소국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나라에는 범죄도 거의 없고 어디를 가나 풍족한 인심만 넘친다고 한다. 반면 우리의 행복지수는 102위라고 한다. 자살률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으로 자살로 인한 사망자가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보다 많다고 하니 부끄러울 따름이다. 아마도 황금만능주의와 이기주의ㆍ무한경쟁에서 오는 스트레스 등 현대 사회의 복합적인 문제들이 주된 원인일 것이나 우리에게는 좀더 과열된 것이 아닌가 싶다. 과연 행복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경로착처 류일보여인행 자미농적 감삼분양인기 차시섭세일극안락법(徑路窄處 留一步與人行 滋味濃的 減三分讓人嗜 此是涉世一極安樂法ㆍ좁은 길에서는 남을 먼저 지나가게 하고 맛있는 음식은 혼자 먹지 말고 나눠 먹어라. 이런 마음이야말로 세상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길이다).’ 중국의 고전 ‘채근담’의 내용 중 한 대목이다. 남을 배려하고 베푸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행복론이 담겨 있다. 사실 우리 주변에도 이러한 나눔의 행복을 몸소 실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얼마 전 불우한 이웃을 위해 9년에 걸쳐 30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기부했다는 한 연예인의 얘기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평생 모은 전재산을 기부한 김밥장사 할머니, 익명으로 60억원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쾌척한 남대문시장 상인 등 우리는 주변에서 나눔의 삶을 사는 분들을 종종 접하고는 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나눔의 문화가 아직까지는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통계에 따르면 전체 기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99년 37%에서 지난해 16%로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는 개인 비중이 70%를 상회하고 있는 미국ㆍ일본 등에 비해 매우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여기에는 제도적 문제점도 없지 않다. 미국의 경우 많게는 기부금의 50%까지 세제 혜택을 받는 데 비해 우리는 그 5분의1에 불과한 실정이다. 국내 대기업의 경상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도 선진국보다 앞서지만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평가받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을 확충하고 나눔을 장려하고 높이 평가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눔의 행복은 비단 가진 자들에게만 국한되는 것도 아니며 TV나 신문 지상에 오르내릴 만큼 헌신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만의 이야기도 아닐 것이다. 내가 가진 작은 것들을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나눔으로써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 충만한 사회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