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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이기우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현장중심 정책위해 기업-정부 가교役 충실"<br>中企정책자금 세부 수요 수시로 파악해 조정·증액 계획<br>기획서 마케팅까지 일괄지원 '아이디어 상업화 센터' 구축<br>지원기관도 경쟁시대… 학습조직 운영 전문성 강화 주력



“일자리를 창출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집중하겠습니다.” 이기우(53ㆍ사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최근 서울경제와 취임 후 첫 인터뷰를 갖고 “환경 변화에 빨리 대응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환경을 이끄는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약 2조9,9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정책자금이 제때, 필요한 곳에 집행될 수 있도록 세부 자금별 수요를 수시로 파악해 조정 또는 증액할 계획”이라며 “당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국회에서 비준되면 관련 중소기업에 집행하려고 확보해뒀던 무역조정자금 등 일부 자금을 창업 부문으로 돌려 일자리 창출에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12일 중진공 이사장으로 부임한 그는 조직의 ‘전문성’을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지방자치단체의 중소기업 지원규모가 급증하고 산업은행 민영화 등으로 정책자금의 큰 틀에도 변화가 예상되면서 중소기업 지원기관도 경쟁시대에 돌입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내뿐 아니라 선진국 유사기관과 경쟁에 직면할 것이 자명한 만큼 임직원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학습조직 운영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임 두달이 넘었습니다. 정부에서 중소기업정책 분야에 오래 계시다 일선 집행기관인 중진공의 최고책임자로 옮기니 무엇이 다릅니까. ▦공직에 있을 때 기업에 도움을 준 정책도 만들어봤지만 정책이 현장상황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은 대부분의 문제가 복잡해 이해당사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한계를 느낀 적도 있습니다. 중진공 이사장으로 오면서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장 의견이 더 많이 반영돼야 한다는 확신이 더 강해졌지요. 집행기관의 책임자로서 현장에서 소통하고, 현장에서 환영받는 정책이 수립되고 집행될 수 있도록 시장과 정책기관 간의 가교 역할에 충실할 계획입니다. -취임 후 전국 지역본부의 업무보고를 받으며 중소기업 현장을 많이 방문하신 걸로 압니다. 직접 피부로 느낀 중소기업 사정은 어떻습니까. ▦유가ㆍ환율ㆍ인력난 등으로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입니다. 원가는 오르는데 납품가는 오르지 않고, 물가가 오르면서 임금인상 압박은 커지고. 자동차ㆍ조선 등 큰 산업이 없는 지역은 더욱 심각합니다. 물론 중소기업에 희망이 없다는 건 아닙니다. 실제로 첨단 기술력을 보유하고 수출을 위주로 하는 중소기업, 대기업과 협력해 경쟁력을 꾸준히 키우는 중소기업도 있습니다. -새 정부의 정책자금 개편안이 나왔습니다. 중진공의 실행계획을 소개해주십시오. ▦올해는 연초에 수립한 계획의 진행상황을 점검해 목표를 차질 없이 집행할 계획입니다. 세부 자금별로 조정이 필요하다면 줄이거나 늘려야지요. 이달 초에는 원자재가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원자재구입자금을 2,950억원으로 1,200억원 증액했습니다. 정부가 새로 발표한 정책자금 개편안에 따라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정부와 협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정책자금 지원체계는 11개 기관 22개 사업 3조원이 모두 중진공으로 일원화됩니다. 또 중소기업 수출지원활동 창구는 국내 창구가 중진공, 해외 창구가 KOTRA로 정리됩니다. -해외수출 지원업무가 두 기관으로 나뉘면서 혼선도 나타났는데요. ▦시행 초기에는 다소 혼선이 있었지만 현재는 업무 인수인계가 잘되고 있습니다. KOTRA 직원 31명이 중진공 지역본부에 파견돼 있고 해외에서는 중진공 수출인큐베이터 담당직원이 연말까지 현지에 남아 KOTRA 무역관에 업무를 전수할 계획입니다. 중진공이 운영하던 수출인큐베이터 사업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사업과 예산을 중진공이 기획ㆍ관리하고 해외 현지운영과 마케팅 지원을 KOTRA가 맡아 운영합니다. -아이디어를 창업으로 연결시키는 ‘아이디어 상업화 센터’ 설립도 중진공이 진행하지요. ▦중진공은 10년 전부터 경기도 시화에 시화기술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술센터에서는 중소기업 아이디어 제품의 효율적인 개발을 위해 초기 상담, 개발방향 설정, 디자인, 설계, 시제품 제작 등을 지원합니다. ‘아이디어 상업화 센터’는 이 사업을 더 확대하는 것으로 창업아이템 단계에서 실제 창업, 개발완료, 마케팅 성공단계까지 일괄 지원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산업은행이 민영화돼 한국개발펀드(KDF)가 만들어지면 중진공의 역할은 어떻게 바뀔 것으로 보십니까. ▦현재까지 KDF가 신용등급 B~BBB의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기본계획 이외에는 아직 구체적인 실행 프로그램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신용등급 B~BBB라면 정책자금과 지원영역이 중복되지만 지원대상을 단순히 신용등급만 가지고 온랜딩(On-lending) 영역과 정책자금 영역으로 구분하는 건 다소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중진공(정책자금 영역)은 정책적 목적이 있고 시장실패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것인 만큼 창업기업, 기술개발기업, 사업전환기업, 재해기업, 담보력이 부족하거나 재무상태가 단기간 악화돼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기업 등으로 특화되도록 관계 부처와 협의할 계획입니다. -중진공은 개성뿐 아니라 북한 내륙에 진출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획은. ▦북한 내륙지역은 여건이 취약하고 정보도 부족합니다. 중진공은 중소기업이 대북 진출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 사업타당성 검토 등 컨설팅을 제공하고 사업실행 후에도 현지 지도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사업이 더 체계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북한의 대남 경협전담기관(민경련)과 협력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진공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경영 2세대의 모임이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중진공은 중소기업 지원기관으로서 원활한 경영승계와 중소기업의 지속발전을 지원하는 첫 단추로 ‘차세대 기업인 클럽’을 결성했습니다. 지금까지 ‘차세대 기업인 클럽’은 전국에 14개(429명)가 결성됐습니다. 원활한 경영승계를 이루는 것이 클럽 결성의 첫번째 목적입니다. 중진공은 클럽들이 친목모임에 머물지 않고 경영수업을 받는 학습조직이 될 수 있도록 사무국 역할을 충실히 할 예정입니다. 나아가 벤처캐피털과 연계해 경영승계펀드 결성을 통한 원활한 승계 지원도 가능할 것이라 봅니다. ◇약력
▦1955년 경남 창원 ▦1973년 경남고 ▦1977년 서울대 경제학과 ▦1982년 서울대 경제학 석사 ▦1990년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1977년 행정고시 21회 합격 ▦1977년 내무부 창원군청 수습행정관 ▦1984년 노동부 마산지방사무소 관리과장 ▦1987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1995년 상공부 산업기술정책과장ㆍ기업규제심의담당관 ▦2001년 산업자원부 전력정책과장ㆍ외국인투자지원센터실장 ▦2007년 중소기업청 부산울산청장ㆍ중기정책국장ㆍ차장 ▦2008년 창원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이기우 이사장은… "정부·공공기관 역할 최소한으로" 시장주의자
"지방근무 안하면 진급도 못한다" 현장주의자
이기우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시장주의자'임을 자처한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역할은 시장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장주의를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취임 후 서울에서만 근무한 직원이 일정기간 지방에서 근무하지 않으면 진급을 시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이사장은 "시장과 현 제도와의 차이를 메운다고 생각하면 할 일이 많아지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생긴다"면서 "문제가 생기면 바로 고치자고 하니 직원들 입장에서는 귀찮은 면도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허례허식도 없앴다. 과거 중소기업청에 근무했을 때는 회의내용을 곧바로 노트북에 받아써 프린트를 해 직원들에게 뿌려주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그 노트북은 그가 지금까지 담당해온 업무에 대한 현황ㆍ실적ㆍ통계는 물론 중소기업정책에 대한 연구내용과 고민까지 입력돼 있는 '아이디어 뱅크'로 알려져 있다. 이 이사장은 중진공 이사장 취임 후 각종 회의나 행사의 형식과 절차를 과감히 제거하고 회의 횟수와 시간도 반으로 줄였다. 그는 비서에게 전할 말이 있으면 인터폰을 사용하지 않고 집무실 문을 열고 바로 지시하며 결제도 서서 한다. 회사에 도착했을 때 자동차 문을 직접 열고 내리도록 바꾼 것이나 중소기업을 방문할 때 중진공 직원 여러 명을 현장에 대기시키던 관례를 1명으로 줄인 것도 그였다. 이 이사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학습하는 조직 문화'를 역설한다. 조직 구성원의 소양과 전문성을 강화해 경쟁력을 배양해야 외부환경 변화를 주도하는 조직이 될 수 있다는 철학이다. 본인 스스로 공직생활 30년 중 17년간 산업정책과 중소기업정책을 담당했을 만큼 산업 분야에 잔뼈가 굵다. 특히 중기청 재직 시절에는 3년 반 동안 중기정책을 총괄하는 정책국장으로 최장수 기록을 세웠을 만큼 중소기업 정책 분야에 있어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다. 이 이사장은 "중진공의 고객인 중소기업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예산증액에 앞서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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