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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포로 2~3차례 교환' 해법 부상
입력2007-07-30 17:49:27
수정
2007.07.30 17:49:27
한국측 일괄타결 전략과 상반 진통 예상<br>몸값 지불 여성인질 일부 석방 가능성도<br>아프간 대통령·부시 5~6일 회담이 고비
'인질-포로 2~3차례 교환' 해법 부상
한국측 일괄타결 전략과 상반 진통 예상몸값 지불 여성인질 일부 석방 가능성도아프간 대통령·부시 5~6일 회담이 고비
안길수
기자 coolass@sed.co.kr
아프간에서 한국인이 납치된 지 12일째인 30일 현재 탈레반 포로와 한국인 인질을 2~3차례 단계별로 맞교환하는 방식이 새로운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탈레반은 이날 최종 협상 시한(오후4시30분)에서 4시간 더 늘린 이후 또 다시 협상 시한을 이틀 연장한다고 밝혀 이런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탈레반이 다시 내놓은 최종 협상일인 8월 1일 오후까지 만 이틀간의 시간을 벌게 된 셈이다.
그러나 탈레반측이 협상시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다 여전히 “인질 살해” 협박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탈레반측이 강ㆍ온 양동작전을 통해 협상권을 강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8월 5~6일 미국을 방문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어서 이번 사태 해결에 특단의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한국 정부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번 사건이 해결될 수 있도록 미국 측과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계별 석방의 방식ㆍ조건=탈레반 대변인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29일(현지시간) 자신들의 홈페이지에서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포로를 2~3차례에 나눠 맞교환하는 것”이 자신들의 전략이라고 공개했다. 그는 이어 “대규모 인원의 맞교환이므로 상호 신뢰를 쌓아가며 천천히 해야만 한다”며 “만약 (적은 인원도 맞교환을) 할 수 없다면 어떻게 대규모 인원을 맞바꿀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아마디는 신뢰의 표시로 8명을 먼저 맞교환한 뒤 나머지 명단을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탈레반의 단계적 협상 요구는 한국 정부의 ‘일괄 타결’ 전략과 상반된 것이어서 협상 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 정부는 지난 26일 배형규 목사가 살해되고 한국인 인질 8명이 석방 도중 다시 끌려간 후 22명에 대한 일괄 석방을 추진해왔다.
이러 가운데 우리 정부는 상당수 인질들이 여성인 점을 감안, 우선 몸값을 지불해 인질 중 일부를 석방시키려 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탈레반은 최근 납치된 한국인 인질의 육성 일부를 잇따라 공개하는 등 고도의 심리전을 펼쳐 협상의지를 엿보게 했다. 비교적 온건파로 알려진 납치세력이 정부의 몸값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여성 인질이 조만간 풀려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그러나 탈레반은 공식적으로 몸값 대신 동료 죄수를 석방하는 게 인질 석방의 조건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더욱이 탈레반은 불문율로 알려진 ‘여성 인질’ 살해도 불사하겠다고 위협했다. 아마디는 30일 A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또 어린이든 억류하고 죽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탈레반이 인질ㆍ포로 8명을 맞교환한 후 나머지 인질들을 상대로 2차로 몸값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했다. 현재 협상이 꼬이는 것도 탈레반이 몸값보다는 동료 죄수의 석방을 원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협상 대응과 전망=정부는 오는 8월5~6일 미국에서 열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하마디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에 주목하고 있다. 탈레반 포로의 석방 문제는 미국의 ‘결정’ 없이는 해결되기 어렵다는 국제정치 환경을 감안하면 양국 간 회담이 사태 해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정부는 백종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을 아프간 현지 특사로 파견,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협의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백 특사는 아프간 정부 특사 역할을 마무리짓는 의미에서 현지에 하루이틀 더 머물면서 상황을 볼 것”이라며 “필요하면 아프간 측 고위당국자와 접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특사로서 아프간 정부와 미국 등 우방국들과 매듭짓지 못한 게 남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인질사건 발생 이후 미국 행정부와 물밑 대화를 통해 다양한 해결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 대변인은 ‘미국과의 협의에 너무 소극적이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미국과 필요하고도 충분한 협의를 하고 있다”며 “필요한데 하지 않고 있는 협력은 없다”고 말해 비공식 채널을 통해 협의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정부는 탈레반 측이 한국시각으로 30일 오후4시30분을 새 협상시한으로 제시함에 따라 송민순 외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안보정책조정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입력시간 : 2007/07/3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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