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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추락 개소세 인하론 급부상] 주요 그룹 92% 비상경영


내수 시장이 꽁꽁 얼어 붙으면서 주요 대기업들이 허리 띠를 바짝 졸라 메고 있다. 유로존 위기 여파로 글로벌 실물경기가 둔화 되는 가운데 국내 소비여력 마저 움츠러 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주요 그룹 10곳 가운데 9곳이 위기 극복을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운영하고 있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대다수 대기업들이 현재의 위기가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해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2일 주요 그룹 경영ㆍ기획담당 부서를 대상으로 ‘위기체감도 및 대응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한 25개 기업 모두 현재의 위기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심각(64%)하거나 비슷(36%)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현재의 위기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비해 심각한지를 묻는 질문에 ‘심각하다(44%)’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비슷하다(36%)’, ‘매우 심각하다(20%)’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심각하지 않다’와 ‘전혀 심각하지 않다’고 대답한 그룹은 한 곳도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기존의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을 깨고 잇달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가운데 산업 현장에서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체감도는 이보다 더욱 심각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기업들이 겪고 있는 경영상의 어려움은 ‘내수판매 부진(46%)’과 ‘수출 애로(29%)’가 1, 2위로 나타나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이라는 현 위기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주요 그룹은 이러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생존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전경련 조사에 의하면 전체의 12%는 이미 비상경영체제를 대외적으로 선포했고 52%는 선포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실시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비상경영체제를 내부 검토 중이라는 응답도 28%로 집계됐으며 운영계획이 없다는 그룹은 단 2곳(8%)에 불과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현재 실시하고 있는 대책(중복 응답)으로는 ‘원가 절감(22건)’, ‘단계별 대응책 수립(19건)’ 등의 단기적인 처방과 더불어 ‘제품경쟁력 강화(19건)’, ‘미래유망사업 발굴(14건)’과 같은 근본적인 생존전략이 꼽혔다.



하지만 이 같은 위기상황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란 물음에 절반이 넘는 52%가 ‘내년 하반기’라고 답했으며 ‘내년 상반기(16%)’, ‘2015년 이후(16%)’, ‘2014년(12%)’이 뒤를 이었다. ‘올해 하반기’라고 응답한 그룹은 한 곳에 불과했다. 위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 3% 달성이 ‘불투명하다(92%)’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업들이 겪고 있는 이러한 어려움은 국민경제 전체에 여파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자 및 채용 계획의 경우 주요 그룹들은 전세계적인 수요 침체에도 불구하고 기존 계획에 ‘변화가 없다(52%)’고 가장 많이 대답했다.

그러나 전체의 36%는 투자ㆍ채용을 축소(16%)하거나 검토 중(20%)이라고 답했다. 협력사와의 거래 규모와 관련해서도 ‘불변(56%)’란 응답이 가장 많았으나 소폭 감소(36%) 및 대폭 감소(8%) 의견도 44%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투자와 채용, 협력사와의 거래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늘린다는 그룹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경기부양을 위한 가장 바람직한 경제정책으로는 ‘규제완화 및 신규규제 도입 지양(60%)’ 이 첫 번째로 꼽혔다. 이는 기업들이 ‘금리 추가인하(16%)’, ‘각종 세제혜택(16%)’, ‘추경예산 편성(4%)’과 같은 전통적인 수요진작 정책보다 규제완화를 더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그 외에 ‘정책금융기관의 산업지원 강화(4%)’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일부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2ㆍ4분기 대표적인 전자ㆍ자동차 업체 두 곳을 제외한 129개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45%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들도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정부와 국민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는 삼성ㆍ현대자동차ㆍSKㆍLGㆍ롯데ㆍ포스코ㆍGSㆍ한진ㆍ한화ㆍKTㆍ두산ㆍ금호아시아나ㆍSTXㆍLSㆍCJㆍ신세계ㆍ대우조선해양ㆍ동부ㆍ현대ㆍ대림ㆍ부영ㆍ동국제강ㆍS-OILㆍOCIㆍ현대백화점 등 25개 그룹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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