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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피임약, 무책임한 임신의 면죄부?
입력2005-01-25 09:20:42
수정
2005.01.25 09:20:42
최근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응급피임약 복용 이후 임신에 관련된 여성들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 응급피임약을 복용했으나 임신이 된 여성들이 기형아를 출산할까봐 걱정된다며 중절수술을 받아야할지 고민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이 같은 여성들을 진료하며 매번 접하는 산부인과 의사들은 “보다 철저한 피임 상식을 갖춘 이후 응급피임약을 사용해야 하지만 여성들 대다수가 이 같은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개원의는 “진료를 하다보면 응급피임약에 대한 정확한 이해없이 무조건 처방해달라고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 곤혹스럽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응급피임약의 경우 복용 여성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투약 범위를 1달에 1회로 제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알아보지 않고 한 달에도 두 세 번씩 응급피임약을 조제해달라는 여성들이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 다른 개원의는 “건강은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응급피임약을 처방해달라고 하는 여성들을 진료할 때마다 이 같은 배경을 설명하고 처방을 거부해보기도 한다”면서도 “하지만 처방을 해주지 않았던 여성이 임신될 경우 모든 원망은 의사에게 돌아오곤 한다”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이처럼 곤혹스러운 사례를 줄이고 여성 또한 건강한 피임을 원한다면 자신의 몸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피임과 관련된 상식을 많이 쌓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산부인과 의사는 “응급피임약이라는 것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애초부터 몰랐던 것도 아닐텐데 여성들이 태아의 걱정을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가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애초 아기를 원하지 않아 응급피임약을 복용했으면서도 태아가 기형아일 것을 걱정해 중절수술을 받는 것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여성들이 단순히 응급피임약을 이용해서 안일하게 임신을 막겠다면 생각치 않은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며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피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여성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피임약이 개발되기 이전 여성들은 원치않는 임신으로 희생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러나 이 같은 피임약을 방패삼아 원치않는 임신을 정당화시키는 행위를 여성들이 반복한다면 그것은 자신의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기 자신을 학대하는 행위로 변질될 수 있임을 여성들은 상기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서울=뉴시스】서윤아기자 dailymed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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