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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후 경영자의 역할

5대그룹은 오는 2000년까지 계열사 수를 현재보다 40~70% 정도줄여 3∼5개 주력업종으로 재편키로 했다. 상호지급보증의 해소, 결합재무제표 작성 등으로 경영의 투명성도 제고키로 했다. 이미 일부 그룹간에는 대규모 사업교환(빅딜)이 가시화 됐다. 재벌그룹의 해체로까지 일컬어지는 이번 조치로 우리나라 기업판도는 완전 달라지게 됐다. 엄청난 파장도 예상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5대 그룹의 자발적인 실천의지다.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최고 경영자(CEO)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구조조정 후를 어떻게 대처해 나가느냐 하는 것이다. 과거 신탁은행과 서울은행간의 합병에서도 나타났듯이 이번 구조조정으로 인한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빅딜에 반대하는 해당 회사 노조원들의 시위가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자칫 구조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구조조정 과정에서는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제기될 수도 있다. 여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동원 가능한 방법을 통해 대응책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유비무환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아무래도 빅딜이다. 두 개의 문화에서 새로운 하나의 문화를 창조해 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문화도 인간의 육체와 비슷해서 다른 문화의 이식을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이때 경영자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임무는 이질문화의 조직원들이 하나의 팀으로서 일할 수 있도록 고무시키는 일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조직원들에게 뚜렷한 목표의식을 심어주는 일이다. 사람은 자기가 추구해야 할 목표가 무엇인지 확실할 때 가장 쉽게 뭉친다. 큰 변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동기를 사람들에게 부여하고 쓸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해야한다. 잭 웰치 제너럴 일렉트릭(GE)회장은 종업원들에게 요구하는 목표를 늘 설정했고 그 결과 10년만에 과거 노동력의 4분의 3으로 3배의 이익을 내고 있다. 둘째, 자칫 잘못하면 정치적인 게임에 휘말리기 쉽다는 점이다. 이질적인 조직이 통합되다보면 의사결정과정이 느려지기 쉽고 상호간 이해부족에 따른 갈등으로 지리한 줄다리기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조직의 리더는 보다 단호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경영자가 단호하지 않을 때 사람들은 결정에 만족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어떤 결정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자로서의 의사결정이 힘든 것이다. 결정이 힘들다고 해서 머뭇거리다가는 보다 과감한 경영자로 대체될 수도 있다. 「어떤 실수도 하지 않는 사람은 대개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시사하듯, 구조조정을 겪은 조직의 경영자는 단호해야 한다. 셋째, 해고근로자들의 아픔과 불행을 같이 감수해야 한다. 지속적인 대화와 솔직한 자세로 대처하는 것이 최선이다. 경영자는 주주, 고객, 종업원이나 여론에 좋은 소식만을 주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그러나 구조조정의 쓰라림 속에서 경영자가 취할 자세는 진솔이다. 경영자는 구조조정의 목적이 여러 회사의 합병을 통해 강력한 경쟁력을 갖는 하나의 회사로 만든다는 사실을 조직원들에게 이해시킬 수있어야 한다. 진화론자인 찰스 다윈은 「생존에 성공하는 종은 생명체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도 아니며 가장 지적인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한 일이 있다. 오히려 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앞으로 진행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앞두고 우리 경영자들이 음미해 보아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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