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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부 출범 6개월] 외교·안보

쇠고기…독도…中견제… 상처 뿐인 '실용외교'<br>원칙없는 대북정책 남북관계 더 꼬여


출범 6개월을 맞은 이명박(MB) 정부의 외교ㆍ안보는 미국ㆍ일본ㆍ중국 등 주변 강대국과의 연이은 정상회담으로 외형상 화려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쇠고기 파동과 독도 문제, 금강산 관광객 피살, 개성공단 당국자 추방 등 상처가 많다. 새 정부는 외교정책의 경우 ‘4강 외교 강화’와 ‘글로벌 외교’를 내세우고 대북정책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에 나서면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높여 주겠다는 이른바 ‘비핵ㆍ개방 3,000’ 공약을 전면에 내걸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크지 않다. 우선 외교 분야는 상처뿐인 영광으로 요약된다. 출범 직후 이 대통령은 ‘실용외교’를 앞세우며 ‘한미 동맹 복원’ ‘한ㆍ미ㆍ일 공조 부활’ 등에 치중했지만 쇠고기 파동, 독도 사태,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견제 등이 잇따르며 오히려 상처만 안았다. 새 정부가 가장 공을 들인 대미관계의 경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이라는 악수(惡手)를 두면서 정권 초기부터 국정혼란을 자초한 꼴이 됐다. 한미동맹의 핵심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위해 한미 쇠고기 협상을 조기에 해결하는 게 필요하다는 MB의 전략적 선택은 쇠고기 수입 양보와 함께 결과적으로 국민적 저항과 비판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쇠고기 수입 개방이라는 전략적 선택의 보상도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점. 미국 정부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답방 연기와 일정 재확정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외교적인 홀대 인상을 풍겼고 미국 지명위원회(BGN)는 부시 대통령 답방을 앞두고 독도 표기를 변경해 한미관계 긴장 요인까지 만들어냈다. 중국과의 관계는 비록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이라는 구호적인 성과는 거뒀다고 하지만 중국이 MB 정부의 한미동맹 강화정책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한중관계 긴장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대일 외교는 오히려 퇴보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과거사를 잊고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가자’는 이 대통령의 제안에 일본은 오히려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뒤통수를 친 꼴이다.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외교안보 분야의 총체적 부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정부는 ARF 의장 성명에 금강산 피살사건 문제를 포함시키고 북측이 제안한 10ㆍ4선언을 제외하려다 결국 둘 모두 의장 성명에서 빠지는 결과를 초래해 국제적인 망신을 샀다. 남북관계의 경우 이전 10년 진보정권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려다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남북관계 악화는 선언적 구호에 가까운 ‘비핵ㆍ개방 3,000’ 공약을 대북정책의 핵심전략으로 밀어붙이면서 정권 초부터 이미 예견됐다. 퇴출 직전에까지 몰리면서 힘을 잃어버린 통일부는 청와대의 눈치만 본 채 원칙 없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대북정책은 사실상 표류 상태나 다름없다. 출범 한 달여 만인 지난 3월27일 터진 북한의 개성공단 남한 당국자 추방사건 이후 서해 미사일 발사, 금강산 관광객 피살 등 잇따른 악재는 낙제점을 면하기 힘든 MB 정부 대북정책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모호한 대북정책이 북측의 불신을 키우고 북핵 등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권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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