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만 가득한 심술궂은 표정으로 노려보는 꼬마들의 독특한 캐릭터로 세계인을 매료시킨 작가의 개인전이 처음으로 국내서 열린다. 일본 ‘네오 팝(Neo Pop)’ 세대의 대표작가로 불리는 나라 요시토모가 ‘내 서랍 깊은 곳에서(From the Depth of My Drawer)’라는 주제로 17일부터 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에서 갖는다. 과감한 생략과 변형을 통해 특징적인 캐릭터로 묘사되는 어린아이, 의인화된 동물, 단순한 화면 등 그의 작품이 보여주는 시각적인 특징들은 자연스럽게 만화와 연관 지을 수 있다. 그의 작품이 특별한 것은 귀엽고 한없이 순진무구 하리라 기대되는 어린 꼬마의 얼굴에 나타나는 반항적이고 때로는 사악해 보이기까지 하는 표정이 우리의 내면에 감춰진 두려움과 고독감, 반항심 등 복잡한 현대인의 감정의 선을 잘 읽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이번전시는 그가 국내서 일러스트의 책표지로 그리고 스케치와 카툰이 담겨져 있는 ‘작은별통신’의 단행본작가로 더 많이 알려진 것을 뛰어넘어 그의 작가적 면모를 만날 수 있는 자리다. 그의 일러스트가 일반적인 카툰으로 보여지기 보다는 순수 현대미술 일러스트임을 보여주며 그의 작품세계를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2004년 일본 하라미술관에서 순회가 시작되어 큰 호평을 받은 이 전시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최근작까지 20년간 활동상황을 보는 기회다. 전시 제목 ‘내 서랍 깊은 곳’에서 알 수 있듯이 한때는 소중했지만 잊혀졌던 물건을 서랍속에서 발견하듯 작가는 이 전시에 과거의 자신을 통해 현재를 돌아보고 나아가 미래를 위한 힌트를 얻고자 하는 바람을 담았다. 회화와 조각, 즉흥적이고 자유분방한 드로잉과 사진, 설치작업까지 망라하고 있다. 특히 로댕갤러리 글래스파빌리온에 새롭게 설치된 ‘서울하우스’를 통해 작가의 새로운 면모를 만날 수 있다. 낡은 나무로 세워진 작은 2층집으로 작가의 고향 아모리현의 오지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옥으로 소년시절을 회상한다. 관람객들은 안으로 들어가 체험할 수 있다. 벽에 어지럽게 걸려진 일러스트와 캐릭터그림 그리고 방금 작업을 마친 듯 흐트러져 있는 종이과 연필, 그리고 수북히 쌓인 담배꽁초와 커피잔 등을 보면서 작가의 작업을 간접체험한다. 여기서 나와 다른 전시실로 가면 건축현장에서 사용한 낡은 나무 거푸집으로 전시장 전체 벽면을 덮고 그 위에 자신을 그림을 걸었다. 작가의 강연도 18일 삼성생명 국제회의실에서 열릴예정이다. 전시는 8월21일까지. (02)2014-6552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