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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회장들 「구두쇠 경영」(재계화제)

◎비품 닳을 때까지 「과소비」는 후세 얘기…/쓸데없이 켜 있는 전등보며 “돈이 탄다”/구내식당 식사… 밥 남기면 「죄인」취급/타사보다 「복지」 부족하게 비쳐지기도『이 사람아, 돈이 탄다!』 2일 타계한 이임룡 태광그룹회장이 쓸데없이 켜있는 전등을 보며 했던 말이다. 이회장에 대해 그룹 관계자들은 『한번 산 비품은 완전히 못쓸때 까지 사용했다』고 한결같이 말한다. 실제로 이회장은 타계하기 전까지도 20년전에 나온 다이얼식 전화기를 썼을 정도. 절약과 검소를 바탕으로 한 「구두쇠경영」은 창업세대 총수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이들의 절약경영은 과소비가 망국병으로 까지 지적되는 최근상황에서 더욱 가치를 갖고 돋보인다. 이동찬 코오롱그룹명예회장은 「자장면회장」으로 통한다. 농구협회를 맞고 있을 때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단을 이끌고 중국집을 찾았을 때다. 주문을 받으면서 모두들 진수성찬을 생각하며 입맛을 돋우고 있었다. 이때 이명예회장이 외쳤다. 『나는 자장면.』 이회장도 이 「사건」이후 자신의 별명이 「자장면회장」으로 된 것을 알고 있다고 자서전에서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50년대에 구입한 슬리퍼를 지금도 신고 있을 정도로 검약이 몸에밴 이명예회장의 입장에서 이 별명을 의식하지 않는다는게 그룹관계자들의 설명. 고 이재준 대림그룹회장은 「대림설렁탕」을 만든 사람. 이회장은 접대가 생명처럼 돼 있는 영업사원들에 대해 『거래처 접대는 설렁탕 이상으로 하지 말라』고 지시하고 이를 챙긴 것으로 유명하다. 이회장의 「설렁탕경영」은 타계직전 까지도 음식점, 술집등에서 팁을 안주고, 어쩌다 주는 금액은 「거금 1천원」이었다는 평소생활에서 볼 때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효성창업자인 고 조홍제 회장도 검약을 생활화한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한번 구입하면 쓸 수 있을 때 까지 써야한다는 것을 신조로 했다. 양말을 일곱군데나 기워 신은 것은 유명한 일화. 부친의 이런 검약정신은 조석래 회장에게도 이어져 부친이 지어준 명륜동 2층 양옥집을 20여년간 수리도 않고 살다 몇년전에 이사했다. 삼양그룹 창업자인 수당 고 김년수 회장은 7남6녀의 자식들에 대해 매우 엄격했는데 『자식을 곱게 키우면 장래를 망친다』며 가난한 집과 다름없는 옷을 입도록 하고 음식을 먹도록 했다. 유명한 선비를 배출한 명문가 답게 지금도 사용되는 삼양훈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근검절약으로 재물을 불린다」는 것. 중국 송나라 문장가 소동파의 글에 나오는 문구다. 수당의 맏며느리가 진수성찬으로 저녁상을 올리자 『반찬은 세가지면 충분하다』고 했을 정도. 개성에서 상인이 무엇인지를 배운 서성환 태평양그룹회장도 검약에 관한한 지금도 남못지 않다. 회사에서는 직원들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별일이 없는한 사원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사무실 창 쪽의 형광등은 모두 끄며, 밥 남기는 것을 「죄인」이라고 표시, 구내식당 밥그릇의 크기를 달리하고 있다. 동양그룹 창업자인 고 이양구 회장은 냉장고에 있는 사과 하나를 챙기고, 해외출장중 신문을 구입한 뒤 잔돈까지 챙길 정도로 한푼의 돈에 대해서도 매우 엄격했다. 갑을그룹 창업자인 고 박재갑 회장도 못하나 종이 한 장도 함부로 버린일이 없는 것으로 임직원들은 기억하고 있다. 한편 이같은 구두쇠경영은 자칫 급여나 복지 등에서 다른 기업에 비해 적다는 것으로 비쳐지고, 비교적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2∼3세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면서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박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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