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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합의 빠른 실천이 중요
입력2002-09-09 00:00:00
수정
2002.09.09 00:00:00
남북한 적십자사가 8일 금강산에서 제4차 적십자회담을 갖고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상설면회소의 설치와 6.25당시 행방불명자의 생사확인 등 6개항에 합의했다. 상설면회소의 설치는 이산가족 상봉사업을 항구화 제도화를 위한 기본적인 조치다. 지난 1975년부터 우리측이 요구해온 것으로 27년 만에 겨우 원칙에 합의했다. 이 조치가 실행되기까지엔 앞으로도 많은 난관이 가로놓여 있겠지만 문서로 합의된 사실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적지 않다. 1,000만명으로 통칭되는 이산가족 중에 현재 상봉신청을 낸 사람은 4만8,000여명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이산가족들이 이미 한을 품은 채 불귀의 객이 되었고, 지금도 사라져가고 있으며, 나머지는 포기한 사람들이다. 남북이 1985년 처음으로 이산가족 상봉사업을 시작한 이후 이제껏 상봉의 꿈을 실현한 사람은 남북 쌍방을 포함해 기천명 수준이다. 현 정부 들어서 1회에 100명 단위로 4차례의 상봉이 이뤄졌다. 제5차 상봉은 오는 13일~18일 사이에 금강산에서 두차례 이뤄질 예정이다. 면회소 설치는 이처럼 일회성 이벤트성으로 치러진 상봉사업을 평시적 사업으로 바꾸는 것이다. 면회소 설치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은 시간이다. 이산가족들에게 상봉을 위해 남아있는 시간은 길지 않다. 그리고 그들은 너무 오래 기다렸다. 면회소 설치전에 금강산의 기존 시설을 이용해 상봉토록 하자는 우리의 제의를 수용할 수 없는 북측의 체제란 게 도대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지만, 11월중 공사에 들어가면 내년 봄쯤엔 완공될 전망이라니 이것만이라도 차질이 없었으면 좋겠다. 동쪽의 면회소가 북측의 금강산이므로 서쪽의 면회소는 남측에 위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면회소 입지는 도라산 역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되 사업의 시행은 경의선이 연결된 뒤 시작하기로 했다고 하는데 이 사업을 위해서도 경의선 연결은 차질없이 진행돼야 하겠다. 이번 회담에서 합의 된 내용 중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6.25 행방불명자 생사확인에 관한 것이다. 이는 납북자와 국군포로 뿐만 아니라 6.25이후 납북자의 생사확인과 직결돼 있다. 우리는 이 문제를 그 동안 의거 입북한 민간인과 장병만 있다고 주장해온 북한측이 제안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오는 17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의 방북 때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논의해야 할 처지에 있는 북측으로서 남북간에 전쟁상황에서 발생한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는 더 이상 숨기거나 왜곡할 대상이 아니다. 남측도 전쟁 중 석방된 북한군 포로문제에 대해 미전향 장기수를 북송한 자세로 의연히 임하면 된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이번 적십자회담의 합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약속의 이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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