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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풀린 워크아웃 의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워크아웃 추진형황을 보면 약정을 체결한 75개업체의 6월말 자구계획 이행률은 27.1%에 불과하다.그것마저도 계열사나 부동산등 자산매각은 매우 저조한 실적(12.9%)에 머물러 있고 증시를 통한 유상증자 등의 비율이 63.3%를 차지했다. 부동산 매각등 치열한 자구보다는 활황세의 증시를 이용한 손쉬운 방법을 동원했다는 증거다.워크아웃이 국제통화기금 체제에서 연쇄부도 등의 위기확산을 막는데는 기여했다고 보여지지만 자구에 의한 회생이나 이를 실천하려는 의지의 부족으로 또 다른 위기의 불씨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업들이 부도를 면했다고 안심하고 있는 사이에 경쟁을 전제로 한 시장경제 원칙이 훼손됐다는 비판의 부담을 지게 되었다. 더욱이 우려되는 것은 워크아웃의 의지 퇴색과 같은 궤적을 가고 있는 재벌개혁이다. 재벌개혁도 기업개선 작업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과 같이 장기적인 비전이나 치밀한 시나리오도 없이 추진되다보니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는 상황에 머물러 있다. 워크아웃이나 재벌개혁 작업을 무한정 질질 끌고 갈수는 없다. 지금처럼 개혁이나 워크아웃을 신속히 추진할만한 환경과 여건이 좋은 때도 없다. 금리 가 낮고 환율도 안정되어 있다. 증시도 활황세를 지속하고 있어 자금 사정도 좋다. 이런 환경을 유리하게 활용해서 강도있게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마땅하다. 언제 이같은 여건이 다시 나빠질지 아무도 모른다. 5대그룹 이하와 중견기업의 워크아웃이나 재벌개혁의 실패는 곧 경제의 위기로 되돌아 올 것이고 그 실패의 대가는 더욱 큰 위기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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