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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골프] 자수성가 골프

지난 1990년경 K상사의 독일 주재원으로 근무했을 때의 일이다. 주재원 9명 모두 가족처럼 지내면서 타 지역으로 출장간 인원을 빼고 한국 에서 출장을 온 사람을 보태면 항상 7~8명이 돼 포섬 2팀이 만들어졌다. 그러던 중 당시 모두가 골프에 대단한 열정을 갖고 있었던 우리 직원들은예약 문제도 해소할 겸해서 숫제 회원권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은행 대출을 받아 프랑크푸르트 북쪽 약 80㎞ 지점에 위치한 골프장의 회원권을 각자 하나씩 샀다. 한국처럼 회원권만 있으면 골프 실컷 치고 귀국할 때 시세 차익까지 챙겨이익일 거라는 생각에 무리해서 회원권을 장만한 것이었다. 그러나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독일은 토지공개념이 철저해 대부분 골프장들이 토지와 운영권을 동시에 가지는 것이 아니고 30~50년(물론 연장은 가능하다)의 토지 임차권만 가지고 있다. 더욱이 회원권은 분양 후 5년간 양도가 금지돼 프리미엄은커녕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치가 점차 하락하게 돼 있었다. 그린피 할인과 부킹 혜택은 누렸지만 결국 우리는 은행 이자도 못 건지고귀국해야 했다. 내 경우 그때 기본적인 교습도 받지 않고 회원권부터 사서 실전을 통해 연 습을 시작한 셈이었다. 매일 드라이빙레인지에서 대여섯 번 연습 스윙을 하고는 곧장 필드로 나갔으니 업무에 지장을 끼칠 만큼 자주 라운드를 했어도 100타를 깨는 데 6개월이 훨씬 넘게 걸렸다. 지금은 무모하기까지 했던 그 당시를 후회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골프와의인연은 회원권 구입과 함께 시작됐고 스윙도 100% ‘자수성가’로 이룩해오늘날의 보기플레이어가 됐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숱한 실전 라운드를 경험했고 어언 10년이 훌쩍 넘은구력이지만 아직도 ‘싱글’이 되지 못한 책임은 순전히 나에게 있다. 자연과 함께하는 골프를 ‘경제논리’부터 생각하며 시작했고, 라운드 기회의 소중함과 기본기의 중요성도 모른 채 그저 골프채를 휘둘러 댄 결과인것이다. 인생에 연역법이란 없다는 생각이다. 귀납법의 순리대로 풀어나가야 한다. 늦더라도 하나하나 이뤄가야 진정한 자수성가라 할 수 있다. 이것이 골프로부터 배운 나의 인생 철학이다.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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