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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외화후순위채 콜옵션 행사 '고민'

우리은행發 '후폭풍'에 갈팡질팡<br>가격 크게 떨어지고 국제시장 평판도 악화<br>발행금리 너무 높아져 조기상환도 쉽잖아<br>투자자 반발 최소화위해 당국과 조율할듯


시중은행들이 외화 후순위채 조기상환청구권(콜옵션) 행사를 두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은행들이 서둘러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최근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발행금리를 부담하면서까지 외화를 조달해 조기상환에 나서는 것이 어려운 상황인데다 행사를 하지 않을 경우 국제 시장에서 평판이 나빠질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發 후폭풍 잇달아=지난 11일 우리은행이 4억달러의 외화 후순위채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후 한국계 은행들의 후순위채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콜옵션 미행사 결정이 이뤄진 오는 2014년 3월 만기 우리은행 외화 후순위채의 미국채 기준 가산금리는 지난 10일 9.6%포인트에서 14.2%포인트로 뛰었다. 올해 콜 행사를 대기하고 있는 다른 한국물의 후순위채권 유통금리도 덩달아 상승했다. 4월에 콜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기업은행의 후순위채권은 13.8%포인트로 올랐다. 콜옵션 행사기일이 6월인 농협 후순위채는 11.55%포인트, 11월이 콜옵션 행사일인 신한은행의 후순위채는 10.7%포인트까지 금리가 상승했다.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이번 우리은행의 결정에 대해 혹평을 쏟아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우리은행의 후순위채 콜옵션 미행사와 관련해 "외화 자금조달 시장에서 우리은행을 비롯한 한국 은행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깨뜨리고 자금조달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도 "이번 사건으로 다른 은행의 신용비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은행들의 해외차입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했다. ◇방법은 '행사 또는 미행사'=신한은행은 발 빠르게 조기상환을 결정했다. 기업은행과 농협은 콜옵션 행사일 한 달 전에 최종 결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와 행사하지 않을 경우를 두고 '주판알'을 튕기겠다는 의도다. 일단 우리은행의 경우를 따른다면 조기상환비용 부담은 줄일 수 있다. 우리은행이 콜옵션을 행사하기 위해 신규 채권을 발행할 경우 금리는 정부지급보증을 전제로 미국 국채 수익률 대비 7.0%포인트를 더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또 콜옵션을 행사했을 때와 행사하지 않았을 때의 금리 차익은 약 3%포인트로 4억달러에 대한 5년간의 3%포인트 이자비용을 고려하면 약 6,000만달러를 아낄 수 있다. 현재 우리은행은 투자자들의 불만을 완화할 방안을 주관사들과 논의하고 있다. 외화 후순위 채권을 5년 전 발행 금리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재발행해 차환해줄 수도 있다. 또 단순하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일부 금리를 얹어주는 형태(스텝업)에 더 높은 금리를 주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를 선택한다면 증폭된 국내외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고 외화조달 비용이 높아지는 것도 차단할 수 있다. 다만 충분한 외화 유동성을 미리 확보해두지 않으면 현재와 같은 비상경영체제하에서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정부와 사전 조율 가능성=이 때문에 각 은행들이 투자자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금융감독당국과 사전조율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국제금융 시장의 신용도 하락이라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정부와의 사전조율을 통해 콜옵션 행사 유예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상환 부담을 줄이고 투자자들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대해 금융감독당국과 사전 협의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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