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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이 기업활력 불어넣는다] <4> 취업률 100% 商議 인력개발원

현장 중심 맞춤형 교육… 졸업후엔 기업서 모셔가기 경쟁<br>실기 수업이 이론의 2배… 기술명장 노하우도 전수… 졸업생 1인당 자격증 2.4개<br>모든 교육과정 국가서 지원… 대졸 지원자도 해마다 늘어

국내 자동차 명장 1호인 박병일 명장이 '명장 아카데미' 교육생들에게 현장 실습을 통한 강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대학교를 졸업하고 오는 형ㆍ누나들도 많은데 여기에서 배우는 게 실기도 많고 더 낫다고들 말해요."

지난 21일 서울경제신문이 찾은 인천인력개발원은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를 맞춤형 교육을 통해 키워내는 곳으로 교육생들의 표정에 활력이 넘쳤다. 이곳에서 만난 교육생 김진수(19)군은 고교 졸업 뒤 입학한 자신은 물론 대졸 교육생들도 개발원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인력개발원은 학력 지상주의가 낳은 고용시장의 불일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한상공회의소가 1996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날 국내 1호 '자동차 명장'인 박병일(55) 명장의 '그린카정비' 수업의 열기는 뜨거웠다. 양손에 기름때가 뭍은 장갑을 끼고 실제 자동차에서 쓰던 부품을 예로 들며 박 명장이 목소리를 높이자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부터 나이 서른을 넘긴 늦깎이 교육생까지 하나라도 놓칠까 눈과 귀는 박 명장에게 향한 채 한 손으로는 필기에 열중했다. 여느 강의와 달리 박 명장은 그가 운영하는 자동차 정비업체 안에서 수업하며 작업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실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 명장은 "학교에서 이론적인 교육을 하고 현장에서 실습을 한 뒤 취업을 하는데 양쪽에서 오는 차이가 크다"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다가 대한상공회의소 인천인력개발원과 함께 손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는 올해 박 명장의 강의 외에 광주인력개발원에 원용기 금형 명장의 1년짜리 교육을 신설하는 등 기술 명장들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인력개발원의 인재양성 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지역별 전략산업이나 수요급증이 예상되는 직종에 대해 향후 교육과정과 정원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력개발원이 주목 받는 이유는 80%에 육박하는 기형적 대학 진학률에서 기인하는 고용시장의 수급 불일치 문제에 대한 나름의 대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기업은 현장인력이 부족한 반면 대졸 구직자들은 이런 일자리를 채울 마음도 실무능력도 부족한 것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 대한상의의 인력개발원이다. 대한상의는 공급자 중심의 교육훈련 시스템으로 인적자원 공급은 늘었지만 질적 경쟁력이 취약해진 것을 보완하고자 수요자 위주로의 훈련체계 개편을 위해 인력개발원을 만들었다. 1993년 강원ㆍ충북ㆍ충남을 시작으로 광주ㆍ부산ㆍ인천ㆍ경기ㆍ전북 등이 추가돼 1997년부터는 전국 8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인력개발원의 철저한 실무교육은 지난해까지 18년 연속 취업률 100%의 놀라운 결과로 나타났다. 교육생들은 정해진 과정을 수료하면 남동공단ㆍ시화공단ㆍ구로공단 등 미리 약정한 업체에 전원 취업이 된다. 무엇보다 중소기업들이 인력난에 시달리지 않고 원하는 인재를 바로 채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민병열 인천인력개발원장은 "학력사회가 되다 보니 고급인력은 현장을 가지 않으려 해서 실질적인 인력공급을 못 하는 현실"이라며 "기업의 수요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실습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어 교육생이나 현장 모두에게 인기가 높다"고 강조했다. 민 원장은 "교육생들의 퀄리티가 높아 서로 채용하겠다고 할 정도"라고 전했다.



인력개발원의 커리큘럼은 철저하게 실무 중심이다. 교육은 일반 대학교와 유사하지만 이론보다 실습의 비중이 2배 이상 많다. 3개월짜리 단기 코스부터 2년제 전문학사 과정까지 직종에 따라 다양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만 15세 이상 남녀를 대상(전문학사과정은 고졸이상)으로 금형디자인ㆍ가구디자인ㆍ기계설계제작ㆍ자동화시스템제어 등 다양한 형태의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고교 졸업 후 이곳에 오는 학생들은 오히려 대학교보다 더 낫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매일 5~8시간 정해진 수업을 받고 원할 경우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도 있다. 모든 교육과정은 국가가 무료로 지원하며 월 20만원의 교육장려금과 5만원의 교통비(통학생의 경우)도 지급된다. 최저 급여도 여자는 월 150만원, 남자는 월 220만원으로 적지 않다.

대학 졸업 후에도 취업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상황이라 고졸뿐만 아니라 대졸자의 지원도 해마다 늘고 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대졸자 및 재학생의 인력개발원 입학률은 2002년 8.6%에서 지난해 52.0%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9년 새 6배나 늘어난 것.

현장 중심의 기술교육을 고집하는 대한상의 인력개발원은 입소문이 나면서 올해도 전국에 지원자들이 몰렸다. 실제 졸업생들은 18년간 100%에 육박하는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고 졸업생 1인당 자격증 수가 평균 2.4개나 될 정도다.

인력개발원에 대한 인기는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학 졸업이 좋은 직장을 보장하던 시대가 끝난 것은 오래된 일로 고졸자 10명 중 8명이 대학을 가는 현실에서 대학을 나와봐야 갈 곳이 없을 정도로 암울하다"며 "현장 중심의 교육을 통한 100% 취업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인력개발원에 대한 지원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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