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고급 이미지를 강조한 '토종' 패션 브랜드들이 잇달아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소비자들이 국내브랜드 보다 해외브랜드를 선호하는 점에 착안, 이국적인 이미지를 강조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 5일 업계에 따르면 언뜻 보면 수입브랜드 같은 후아유, 매긴나잇브릿지, 레니본 등 은 사실 국내 의류업체들이 출시한 토종브랜드다. 이 브랜드들은 광고ㆍ마케팅 등에 외국 이미지를 강조해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이랜드의 영캐주얼 브랜드 '후아유'는 캘리포니아 스타일의 인테리어와 상품으로 매장을 꾸며 실제 외국인들도 미국브랜드로 착각할 정도. 지난 2000년 선을보인 이 브랜드는 현재 전국에 35개 직영점을 보유한 매출 500억원대의 '알짜브랜드'로 성장했다. 김용범 이랜드 홍보실 과장은 "후아유는 이랜드의 기존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위해 국산이미지를 드러내지 않고 미국 캘리포니아 스타일을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을 폈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출시 후 전국에 36개의 매장을 보유한 ㈜아이올리의 '매긴나잇브릿지'도 토종이다. 의류, 가방, 액세서리 등 여러 품목을 한곳에서 취급하는 '수입멀티숍' 컨셉트로 탤런트 송혜교 등 유명연예인은 물론 유행을 선도하는 트렌드 세터(Trend Setter)들에게 어필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2000년 출시, 지난해 3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현재 38개 매장을 운영하는 등 여성복 부문 강자로 떠오른 '레니본'도 영국브랜드로 알려졌지만 실은 국내브랜드다. 영국풍 전통 여성복으로 브랜드 마케팅을 실시해 소비자들이 영국브랜드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성공비결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김정희 삼성패션연구소 과장은 "최근 토종브랜드면서도 수입이미지를 강조한 브랜드가 많아진 것은 업체들의 글로벌브랜드 전략과 보다 다양해진 고객들의 눈높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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