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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사제단 '연평도 발언' 설전… 정국 급속냉각

새누리 "석고대죄해야" 비판<br>민주 "대통령이 자초한 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고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이 한미 군사훈련 탓에 발생한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정치권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24일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사제단의 미사 내용을 놓고 설전을 벌이면서 여야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사제단은 지난 22일 전북 군산시 수송동성당에서 신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불법 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과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봉헌했다. 박창신 원로신부는 미사에서 "이번 사태의 핵심인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해야 하며 책임 있는 박 대통령도 퇴진해야 한다"고 말한 뒤 "북방한계선(NLL)에서 한미 군사운동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해야 하겠어요? 북한에서 쏴야죠. 그것이 연평도 포격이에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은 사제의 발언을 두고 즉각 반발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연평도 발언과 관련, "우리 헌법이 아무리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지만 이런 망언을 공연하게 하는 사람이 어떻게 대한민국의 국민이며 이런 사람이 어떻게 성직자라고 할 수 있는가"라며 "박창신 신부는 국민 앞에 고해성사하고 석고 대죄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윤상현 원내 수석부대표도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거짓을 진실로 말하는 게 정의를 구현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대선불복이나 종북 논란과 관련된 발언이 정치권이나 시민사회 영역이 아닌 종교계 일각에서 나왔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에서 이날 터져나온 발언들은 이례적으로 강경하고 수위가 높았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사제단의 행동에 대해 "사회 불순세력이나 하는 행태"라면서 "종교인으로서 일탈한 가짜 사제단이라고 볼 수밖에 없고 그런 행동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도 "북한을 옹호하는 언행을 하는 신부들이 사제단 이름으로 활동하는 데 개탄한다"면서 "종북구현사제단이라는 비판도 나온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내가 충격을 받았다"면서 "'우리나라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미사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사제단의 박 대통령 퇴진 요구는) 기본적으로 박 대통령과 여당이 어느 측면에서는 자초한 일"이라며 사제단의 발언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다만 연평도 포격에 대해 "신부들의 충정은 이해가 가지만 연평도 포격과 북방한계선(NLL)에 대한 인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천주교 내부에서도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염수정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대주교는 이날 명동성당에 가진 정오미사에서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는 사제가 직접 정치적이고 사회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정치구조나 사회생활 조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교회 사목자가 할 일이 아니고 이 임무를 주도적으로 행하는 것은 평신도의 소명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일부 사제단이 시국미사에 나선 것에 대해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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