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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외줄타고 벽 넘고 암벽등반… 팀워크가 절로

■ 에스원 천안 인재개발원 챌린지코스 체험해보니

역사관 탐방·지역 봉사·38km 무박 2일 행군 …<br>인성·긍정적 사고·서비스 정신 길러줘<br>진정한 보안요원으로 거듭

최종민 에스원 인재개발원 교육과장과 강광우 서울경제신문 기자가 23일 천안 에스원 인재개발원에서 10M 높이의 외줄 건너기 코스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제공=에스원

23일 천안 개죽산 자락에 자리잡은 에스원의 인재개발원 챌린지 코스로 들어서자 최종민 교육과장은 싱글벙글 웃으며 기자의 몸에 안전 장비부터 채웠다. 그때까진 그 웃음의 의미를 몰랐다. 에스원 출동요원이라면 누구나 통과해야 한다는 9m 높이의 통나무 점프 코스로 이동했다. 등 뒤에 안전로프를 매달고 통나무를 올랐다. 아래에서 볼 때는 몰랐는데 두발만 간신히 올릴 수 있는 통나무 위에 올라서니 눈앞이 캄캄했다. 통나무는 흔들렸다. 1m 앞 공중그네를 잡아야 한다. 최 과장이 "하나, 둘, 셋, 점프!"라고 외쳤다. 못 뛰었다. 최 과장은 "줄을 단단히 잡고 있으니까 나를 믿고 자신감을 갖고 뛰어라"고 말했다. 5분간을 망설였다.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점프. 공중그네를 잡았다. 두 번째 코스는 10M 높이에 설치된 4개의 외줄을 건너는 코스였다. 중간 중간에 잡을 수 있는 통나무가 있지만 혼자서 외줄을 건너 그 통나무를 잡기까지 너무 멀었다. 그때 최 과장이 앞장섰고 둘은 서로의 어깨를 꼭 부여잡고 흔들리는 20m 길이의 외줄을 건넜다.

최 과장은 "9m 높이의 통나무 위로 올라서면 뛸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을 많이 하는데 막상 점프해 공중그네를 잡으면 그 순간의 성취감을 잊지 못한다"며 "두 번째 코스는 혼자서는 절대 건널 수 없게 설계된 장애물로, 실제 훈련에서는 네 사람이 서로를 이끌고 건너야 해 더 어렵지만 임무를 완수하면 팀원들과의 협동심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유일한 보안전문 교육기관인 에스원 인재개발원에서는 한 해 4,000여명의 보안요원들이 이 챌린지 코스를 경험한다. 이 코스에는 기자가 체험한 두 가지 코스 이외에도 아무 장비 없이 팀원들끼리 4m 벽 넘기, 13m 암벽등반 등이 포함돼 있다. 입문과정에서는 올해 새롭게 꾸민 에스원 역사관 탐방을 비롯해 지역주민 봉사활동, 템플스테이, 38km 무박 2일 행군 등도 포함돼 있다.

신입 보안 요원 교육에서 에스원이 보안요원들에 강조하는 것은 인성과 서비스 정신이다. 이기성 에스원 인재개발원 그룹장은 "보안요원들이 도둑을 잡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몸을 쓰는 것보다 고객들의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고 고객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라며 "보안요원들은 챌린지 코스 등 입문과정을 통해 고객들과 상대할 때 필요한 마음가짐 등을 스스로 깨우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입문과정에서 지체부자유자와 하룻동안 지내면서 봉사활동을 하고 에스원이 개발한 유심(U-Sim) 프로그램을 통해 부정적인 사고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면 진정한 에스원의 보안요원으로 거듭난다"고 덧붙였다.



1999년에 도입된 에스원의 아웃도어 훈련 프로그램은 에스원의 보안요원 이외에도 연간 1만8,000명에서 2만명이 교육을 받는다. 삼성그룹의 신입사원과 임직원들이 주요 대상이다. 이 훈련을 통해 팀워크가 개선됐다는 입소문이 많아 삼성그룹 이외의 업체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경험하기 위해 찾아오기도 한다.

입문과정 다음은 직무교육을 받는 기본과정. 공격보다 방어에 초점이 맞춰진 안전무술과 심폐소생술 등 응급구조과정을 배우고 에스원의 기본 보안 시스템을 손에 익힌다. 연수의 마지막 과정인 첨단보안과정에서는 첨단 보안기술과 장비를 직접 체험하는 시스템 점검 코스가 진행된다. 이 뿐만 아니라 실제 건물과 비슷한 구조의 가건물을 지어놓고 긴급 출동 상황을 조성해 범인을 체포하는 방법도 배운다. 고객사를 직접 방문해 서비스 정신을 키우기도 한다. 보안요원들은 연수기간 중 총 9번의 시험을 거쳐 떨어지면 입사를 할 수 없다.

국내 보안업체 중에서도 이처럼 이색적인 인재개발원을 갖춰 전문적인 보안요원들의 인성과 실력을 기르게 하는 곳은 에스원이 유일하다. 에스원 관계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신경영 선언 이후 '사람부터 바꿔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보안업체 중에서는 유일하게 전문 인재 육성 연수원을 갖췄다"며 "신입 보안요원 교육 3개월 이후에도 1년을 현장에서 경험한 뒤 다시 테스트를 거쳐 정규직 계약을 하기 때문에 실력과 인성 모두 갖춘 요원들만 현장에서 일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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