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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업계 기사부족 허덕
입력2002-05-20 00:00:00
수정
2002.05.20 00:00:00
서울만 4,000명 모자라 경영난·사고위험 가중'시내버스 운전기사 좀 구해주세요.' 서울 시내버스 업체들이 기사를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20일 서울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2교대로 버스를 운행하려면 총 2만여명의 기사가 필요하지만 현재 4,000여명이나 모자란 상태다.
이런 기사부족 현상은 시내버스산업의 사양화라는 구조적인 문제에다 최근 경기 활성화로 기사들이 비교적 수입이 많은 공사장 덤프트럭이나 레미콘 운전을 택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시내버스 운행경험이 없는 초보자를 채용하거나 현재 근무하고 있는 기사들을 설득해 교대 없이 온종일 운행하도록 하고 있어 기사들의 경험부족과 피로누적으로 시민들의 안전마저 위협한다는 지적이다.
◇서울 버스기사 4,000여명 부족
서울 시내버스 업체 S운수의 기사대기실에서 만난 김모 기사는 "30여명의 기사가 부족해 회사 내 버스 중 일부만 운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인근 버스업체도 마찬가지. 주변의 또 다른 S운수는 149명의 기사가 있으나 정상운행에는 10여명 정도가 부족한 상황이다.
H교통의 한 관계자는 "지원자를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시내버스 운행경험이 없는 '초보기사'도 입사를 환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기사부족 현상은 버스의 교통분담률이 지난해 사상 최저인 27%까지 떨어지는 등 전반적인 버스산업의 사양화에 따른 경영난과 버스기사라는 직업이 3D업종에 속한다는 인식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건설경기가 상승함에 따라 대형운전면허를 가진 사람들이 '벌이'가 더 좋은 덤프트럭이나 레미콘 운전 쪽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어 인력난은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한 버스업체의 인사 관계자는 "기사부족으로 회사에서 기사들을 상전 모시듯 하고 있다"면서 "IMF 때는 하루에도 수십통씩 오던 입사문의도 지금은 일주일에 한두통 정도 올 뿐"이라며 하소연했다.
◇경영난ㆍ사고위험 부추겨
기사 인력난은 유휴차량의 증가로 업체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사들의 피로도가 누적되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20년간 버스를 운전해온 T운수의 박모 기사는 "비번이라도 회사가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운전대를 잡는다"며 "그러나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기사들이 쉴 때는 쉬어야 한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회사측은 기사들의 업무량을 줄이기 위해 버스 운행대수 미달시 과징금 부과 기준을 현행 10%에서 20% 정도까지 완화해줄 것을 서울시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법규상 어쩔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태다.
신용묵 서울시 대중교통과장은 "사실 버스문제는 결국 요금문제인데 계속 올릴 수 없지 않느냐"며 "현재 60여개인 업체수를 40여개까지 줄이고 올해 41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버스회사들의 경영합리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동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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