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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과학기술계의 연령파괴

임상규 과학기술부 차관

아인슈타인의 잔영이 워낙 강하기 때문일까. ‘과학자’라고 하면 으레 하얀 머리에 나이가 지긋한 학자들을 연상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요즘 상황은 그렇지 않다. 특정 분야에서 전문지식을 보유한 20대 젊은 박사들이 많이 양성되고 있다. 그들은 전세계의 과학기술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원자력수소공동연구센터’ 개소식에서 만난 젊은 과학자들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중국은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수소에너지에 관심을 갖고 기술을 개발해왔으며 최고의 이공계 명문대학인 칭화대학의 부설기관으로 60년에 설립된 핵설계연구소가 연구개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다. 동 연구소를 방문했을 때 풍부한 기술적 지식을 바탕으로 연구소의 현황과 연구내용을 영어로 자신만만하게 설명하던 젊은 연구소장을 만날 수 있었다. 청화대 열공학과 출신인 그는 만 39세였던 2001년에 연구소장이 됐다고 한다. 뿐만 아니다. 70여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대기물리연구소는 최근 30대 후반의 젊은 소장과 부소장 체제로 전환된 바 있다. 중국이 30대의 젊고 활기찬 연구소장 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급격한 경제발전과 시대적 조류에 발맞춰나가기 위함이다. 이는 몇년 전부터 하나의 조류로 자리잡고 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세계적 추세가 유능한 원로과학자의 조기 퇴진을 의미하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 급변하는 변화의 물결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연구소장은 젊고 유능한 사람으로 대체되지만 풍부한 경험이 요구되는 자문직에는 명망 있는 원로과학자들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제 지식정보화 시대에는 세계적으로 지리적 경계는 불가피하지만 사회ㆍ문화ㆍ경제적 경계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의 경계는 허물어진 지 오래다. 오로지 최고기술, 일등상품만이 살아남는 치열한 경쟁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시대적 변화의 흐름에 맞춰 우리 과학기술계도 변해야 한다. 변화만이 살길이다. 중국처럼 30대의 국책연구소장이 나오는 신선한 충격이 우리 과학기술계에도 일어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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