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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만 변하지 않았다

「국민의 정부」는 출범이후 일관되게 「햇볕정책」을 펼쳐왔다. 아무리 동토(凍土)의 나라라고 하지만 햇볕을 계속 비추는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였다. 정경분리의 원칙하에 식량을 비롯한 비료원조, 금광산 개발사업 등이 꾸준하게 추진돼 온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은 햇볕이 비추면 비출수록 한층 더 옷을 두껍게 입고 외부와의 접촉을 기피해 왔다. 북한사회를 개방할 경우 당장 체제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탓이다. 그만큼 정권이 취약하다는 반증(反證)이다.지금 국민들 사이에서는 「뺨 맞는 햇볕정책」은 더 이상 곤란하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돼 나가고 있다. 인내심으로 대응하는 것도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는 강경론이 점차 힘을 얻어가고 있는 추세다. 정부로서도 딜레마다. 「햇볕정책」의 포기는 구(舊)시대의 유물인 냉전체제가 지속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지구상에서 분단된 나라는 남북한밖에 없다. 또다시 이데올로기의 대결구도로 돌아가서는 안된다. 남북 모두에 득(得)될 것이 없다. 결국 북한의 선택에 달렸다. 북한도 달라질 때가 된 것이다. 개방을 무서워해서는 안된다. 개방으로 무너진 구 소련을 두려워한다면 중국식의 점진적 개방도 고려해 봄직 하다. 물론 북한의 내부사정도 짐작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김정일(金正日)체제의 불안정이나 대내외 정책을 둘러싸고 군부와 테크노크래트 사이의 대립 등도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시기를 놓쳐서는 곤란하다. 중국이 사회주의 경제를 포기, 오늘의 초기 자본주의 경제로 정착되기까지엔 무려 20년이나 소요됐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 가는 세기말(世紀末)이다. 새로운 밀레니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라도 활짝 문을 열고 국제무대로 나와야 한다. 지구촌 시대에 우물안 개구리로 혼자만 살아갈 수 없다. 이미 늦었지만 더 이상 개방을 늦춰서는 안된다. 자칫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 올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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