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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가 산업지도 바꾼다] <4> 인터넷에 빠진 13억 중국인

"모방서 창조로"… TAB, 글로벌 쇼핑·메신저·검색시장 호시탐탐


중국 최대 포털 텅쉰(텐센트)이 운영하는 부동산 중개 인터넷 모바일 사이트 하우스 QQ가 지난 6월 광저우에서 개최한 부동산박람회에 관람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사진=텅쉰 홈페이지

텅쉰 모바일메신저 웨이신 월 이용자수 4억3800만명

와츠앱 따라잡기 시간문제

'중국판 이베이' 타오바오 세계 2위 기염… 美 진출도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 등 IT와 금융 융합도 가속도


중국 베이징의 지하철, 공항 터미널, 기차역 등에서 신문이나 책을 보는 사람을 찾기는 힘들다. 오십을 훌쩍 넘긴 직장인도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 소설을 읽고 드라마를 본다. 인터넷 강국인 한국보다 인터넷 사용이 더 보편화된 곳이 중국이다.

인터넷은 13억 중국인들의 삶을 바꿔놓고 있다.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선진국들을 뒤쫓기에 바빴던 중국인들에게 인터넷은 중국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중국 인터넷 서비스는 중국인들에게 맞춤형 플랫폼을 제공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달 기업인 좌담회에서 인터넷 기업들을 향해 "당신들은 시간을 소비로 창출했다"며 "새로운 경제모델은 중국이 낡은 시스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보기술(IT) 혁신의 주인공은 TAB로 지칭되는 텅쉰(Tencent·텐센트), 알리바바(Alibaba), 바이두(Baidu)다. 중국이라는 거대시장과 정부의 보이지 않는 지원에 힘입어 급성장한 TAB은 글로벌 시장을 넘보고 있다.

◇모방에서 창조로 진화하는 TAB=베이징 량마치아오 맥라렌 매장에 근무하는 자오밍샨(28)씨는 일과를 TAB과 함께 시작한다. QQ 메신저와 웨이신(위챗)으로 그날 만날 고객과의 약속 시간과 장소를 확인한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바이두 앱으로 날씨·뉴스를 체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분. 알리페이 월렛으로 주말여행을 위한 등산화를 주문한 후 위어바오(알리바바의 재테크 상품) 수익률을 확인하며 출근준비를 한다. 콜택시 서비스 앱인 콰이디디처로 부른 택시가 집 앞에 도착했다는 웨이신이 뜬다.

TAB은 글로벌 인터넷 기업의 모방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이제 규모만 놓고 보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커졌다. 텅쉰의 모바일메신저 서비스인 웨이신의 월간 이용자 수는 4억3,800만명. 페이스북이 인수한 와츠앱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다. 중국의 e베이로 불렸던 알리바바의 타오바오는 중국 인터넷쇼핑몰 시장을 불과 10년 만에 세계 2위로 올려놓고 이제는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1ㆍ4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39%나 증가한 120억3,100만위안(약 1조9,6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순이익 역시 지난해보다 32% 늘어난 55억4,300만위안(약 9,0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이익으로 남긴 셈이다.



◇인터넷과 금융의 융합=지난 15일 현재 알리바바의 머니마켓펀드(MMF) 상품인 위어바오의 수익률은 4.185%를 기록했다. 2월 초 6.3296%에서 2%포인트 떨어졌지만 중국 은행권의 고수익상품인 이재상품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 당연히 돈은 위어바오로 몰릴 수밖에 없다.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새로운 플랫폼은 금융이다. 포문을 연 알리바바의 알리페이(ailpayㆍ즈푸바오)는 인터넷쇼핑 구매자와 판매자를 이어주는 제3자 결제 플랫폼으로 회원 수만도 3억명에 달한다. 지난해 알리페이의 총 결제액은 3조8,720억위안(약 639조원)으로 하루 평균 106억위안이나 됐다. 중국인 6명 중 1명은 매일 한번씩 알리페이로 쇼핑을 하는 셈이다. 지난해 8월 출시한 위어바오는 알리페이가 한 단계 진화한 모델로 알리페이 계좌에 남은 잔액을 알리바바가 대주주인 자산운용사 톈훙펀드를 통해 굴려 수익을 낸다. 위어바오 고객 수는 지난해 6개월 만에 8,000만명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억명을 돌파했다. 위어바오의 급성장에 놀란 중국 메이저 은행들은 알리페이 이체한도를 기존 5만위안에서 5,000위안으로 낮추기도 했다.

알리바바는 상반기 온라인 보험회사인 중안자이센과 톈훙펀드의 소유권을 확보해 지불·소액대출·담보·보험까지 4대 소매금융 업무를 모두 갖췄다. 또 알리미소금융그룹을 통해서는 예금·대출·송금 등 인터넷뱅킹 시스템을 완비했다. 알리바바는 인터넷쇼핑몰에서 인터넷금융그룹으로 진화하고 있다.

위어바오가 성공을 거두자 여기에 자극받은 텅쉰은 차이푸퉁, 바이두는 바이파를 각각 금융상품으로 출시하며 위어바오 따라잡기에 나섰다. 금융 경쟁력이 미약했던 텅쉰은 지난해 제3자 결제 플랫폼인 텐페이로 인터넷 금융업에 진출하고 텐페이 인터넷 금융 소액대출회사를 설립했다. 또 지난해 말에는 궈진증권과 전략적 협력을 체결한 후 매매·투자·자산관리 등 증권업무의 기반을 만들었다.

◇만리장성 속의 TAB=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은 중국 인터넷 기업들을 두고 '온실 속 화초'라고 비아냥거린다. 그도 그럴 것이 '만리방화벽'이라는 인터넷 검열 시스템은 트위터·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인터넷서비스 자체를 차단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막강한 지원 속에 13억명에 달하는 거대 시장을 가진 중국 인터넷 기업에는 글로벌 경쟁 자체가 무의미하다. 구글은 2010년부터 중국 당국의 검열정책에 맞서다 아예 철수했다. 중국인은 물론 중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또한 인터넷뿐 아니라 휴대폰에서도 구글 검색, 구글플레이 등을 이용하기 어렵다.

반면 TAB은 정부의 검열에 순응한다. 이와 관련해 리옌훙 바이두 회장은 2월 포춘 포럼에서 "외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만의 독특한 환경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바이두에서는 톈안먼 민주화 시위, 티베트 관련 동영상이나 자료 검색이 불가능하다. 텅쉰도 마찬가지다. 4월 시진핑 주석이 조장을 맡은 인터넷영도소조의 주도로 중국 정부가 모바일메신저에 대해 특별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이달 초 텅쉰은 자체적으로 웨이신 등의 유언비어 등을 조사해 계정을 폐쇄했다.

이 같은 장벽이 사라졌을 때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지금과 같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최근 중국이 카카오톡·라인 등 한국 기반 인터넷서비스를 차단한 것은 역으로 외국 인터넷 기업의 중국 진출에 대한 경계수위가 높아졌다는 방증이라고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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