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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장 4명, 경고 16차례.’ 명승부로 전망됐던 26일(이하 한국시간) 유럽 강호 포르투갈과 네덜란드의 16강전에서 나온 기록이다. 뉘른베르크 경기장에서 벌어진 이날 경기는 퇴장과 경고, 감정싸움으로 얼룩지면서 ‘월드컵 역사상 가장 지저분한 게임’이라는 불명예를 남긴 채 끝났다. 포르투갈 9개, 네덜란드 7개 등 이번 대회 최다인 모두 16차례의 옐로카드가 쏟아졌다. 이 가운데 전반 46분 코스티냐(포르투갈)를 시작으로 후반 칼리트 불라루즈(네덜란드), 데쿠(포르투갈), 인저리타임 때 히오바니 판 브롱크호르스트(네덜란드) 등이 줄줄이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월드컵 사상 지난 38년 브라질-체코슬로바키아전 등 한 경기 3명 퇴장이 기록된 적은 있지만 4명이 레드카드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승부에서는 D조 1위 포르투갈이 전반 23분 나온 미드필더 마니시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대0으로 이겼다. 포르투갈은 오는 7월2일 0시 겔젠키르헨에서 잉글랜드와 4강 티켓을 다투게 됐다. 브라질팀을 2002한일월드컵 정상으로 이끌었던 포르투갈의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 감독은 월드컵 본선 11연승 기록을 이어갔지만 핵심 전력인 데쿠와 코스티냐가 퇴장당해 8강전에 출장할 수 없게 되면서 12연승 전선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이날 경기는 포르투갈에 역대 전적 1승3무5패로 시달려온 네덜란드 선수들이 선제골을 허용한 뒤 거친 플레이로 나서면서 양팀 선수들의 감정 섞인 파울이 난무하는 신경전으로 변해갔다. 퇴장을 양산한 러시아 출신 발렌틴 이바노프 심판을 향한 비난도 빗발쳤다. 네덜란드 마르코 반 바스턴 감독은 “후반에는 거의 1분마다 주심이 반칙 휘슬을 불어 축구를 할 수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고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도 “주심이 경고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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