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지난해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망원인 가운데 암으로 인한 사망이 21년째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남성의 사망률이 여성보다 1.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은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04년 사망원인 통계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은 24.2명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헝가리 22.6명(2003년 기준), 일본 18.7명(2002년) 등이 뒤를 이었으며 미국 10명(2001년), 영국 6.3명(2002년) 등도 우리나라보다 자살률이 낮았다. 반면 자살률이 가장 낮은 나라는 그리스로 10만명당 2.4명(2002년)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김동회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OECD 국가 중에서 자살률이 한국처럼 높은 나라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남녀문제, 경제문제, 부부갈등 문제 등에 따른 자살이 많다”고 설명했다. 원인별로는 암으로 사망한 이들이 가장 많았다. 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지난 83년 이래 한 번도 빠짐없이 부동의 1위를 차지하면서 전체 사망자 중 26.3%인 6만5,000명에 달했다. 암 가운데는 폐암으로 인한 사망이 10만명당 27.5명으로 10년 만에 8.7명이나 늘었다. 또 대장암(12.2명)은 6.6명, 전립선암(3.8명)은 2.9명, 췌장암(6.3명)은 1.9명이 10년 새 각각 늘었다. 반면 위암은 사망자 수 자체는 23.2명으로 두번째로 많았지만 증감폭은 지난 10년 동안 5.6명으로 가장 많이 줄었다. 이밖에도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13.9%(3만4,000명), 심장질환은 7.3%(1만8,000명), 당뇨병은 4.8%(1만2,000명), 자살은 4.7%(1만2,000명)의 높은 사망원인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의 사망자 수는 24만6,000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해 하루평균 672명이, 또 시간당 2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남성의 사망률이 여성보다 1.2배 가량 높았다. 특히 50대 남성 사망률이 여성 사망률의 2.98배로 가장 높았고 이후 점점 낮아져 40대 남성은 2.77배, 60대는 2.55배로 나타났다. 성별 사망원인으로는 남자가 여자에 비해 자살(인구 10만명당 34.5명), 간질환(31.0명) 등의 순위가 높았고 여자는 남자보다 당뇨병(24.5명), 고혈압성 질환(13.9명) 등으로 인한 사망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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