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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회장 귀국] 배경·전망

'원격 경영' 으론 난관 극복 역부족<br>인텔등 해외기업들 견제·공격도 큰 부담<br>글로벌경영 강화·분위기 쇄신책 내놓을듯

"역시 한국이 좋네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4일 김포공항 입국장을 나서며 이렇게 귀국일성을 말했다. 일본에서 다리를 다친 이 회장이 휠체어를 탄채 기자들에 둘러싸여 상기된 표정으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이건희 삼성회장 귀국] 배경·전망 '원격 경영' 으론 난관 극복 역부족인텔등 해외기업들 견제·공격도 큰 부담글로벌경영 강화·분위기 쇄신책 내놓을듯 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역시 한국이 좋네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4일 김포공항 입국장을 나서며 이렇게 귀국일성을 말했다. 일본에서 다리를 다친 이 회장이 휠체어를 탄채 기자들에 둘러싸여 상기된 표정으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관련기사 • 이건희 회장 귀국 "조직 전명 재점검" 시사 • "이건희 회장 당장 소환 계획 없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귀국은 삼성 및 자신을 둘러싼 현안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그동안 미국에서 일본으로 자리를 옮겨, 2주일에 한번 꼴로 이학수 부회장(구조조정본부장)의 보고를 받으며 ‘원격 경영’을 했다. 하지만 원격 경영만으로는 이 회장 본인이나 삼성을 둘러싼 문제의 진정한 해법을 찾아내는 것이 역부족일 수 밖에 없다. 인텔의 메모리반도체 시장 진출과 일본 반도체 기업들의 연합체 탄생 등 삼성을 둘러싼 해외기업들의 견제와 공격이 갈수록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도 이 회장의 귀국을 앞당기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삼성그룹 고위관계자는 “안팎으로 이 회장을 압박하는 문제들이 있지만 해외에 머물며 해법을 찾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투자와 고용, 수출을 늘려 경제살리기에 동참하는 한편 반삼성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난관 넘으면 또 다른 난관이 대기=이 회장이 해외에 머물렀던 지난 5개월동안 삼성은 ‘X파일’에서 드러난 불법 정치자금 제공의혹,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 개정 등을 통한 정치권의 지배구조 개선압박, ‘삼성 공화국’으로 대변되는 반(反)삼성 분위기 등으로 창사이래 최대 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X파일’ 사건 수사의 경우 이 회장을 서면조사한 뒤 불기소하는 것으로 이미 결론이 내려졌지만 삼성의 불법자금 제공의혹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해 “검찰과 판사들이 다 연구해서 결정할 것으로 본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회했다. 삼성그룹 고위관계자는 “검찰 소환이나 수사의 최종결정 등 아직 확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지 않냐”며 “회장님이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다는 것도 나온 것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 입장에서 가장 신경이 쓰이는 현안은 역시 에버랜드 CB사건. 이재용 상무에게 경영권 승계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는 이 회장 입장에서 에버랜드 CB사건은 금산법과 함께 그룹 지배구조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원이 허태학, 박노빈 전현직 삼성에버랜드 사장들에게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발행’의 책임을 물어 유죄판결(1심)을 내림으로써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여론도 부담스러워진 것이 사실이다. ◇글로벌경영 강화, 조직 쇄신 이어질 듯=이 회장이 내놓을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일까.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직접 부딪혀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귀국한 만큼 조만간 난제 해결을 위한 특단의 해법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장은 귀국 현장에서 각종 현안에 대한 책임이 본인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날 귀국 현장에서 이 회장은 “작년 1년은 여러 소란을 드려 죄송하게 생각하고 책임은 전적으로 나 개인한테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책임론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욕은 내가 먹을 테니 삼성은 기업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말”이라며 “투자와 고용창출, 사회공헌으로 국가 경제에 기여하겠다는 회장임의 생각”이라고 풀이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내놓을 해법이 결국 ‘글로벌경영 강화’과 ‘조직분위기 쇄신’으로 압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신년사에서 “해외 곳곳에 제2의 삼성을 건설하고 세계 1등 제품을 더 늘려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혀 이 회장 본인이 직접 글로벌경영의 전면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비대해졌다는 판단을 한 이 회장이 내놓을 해법은 결국 글로벌경영”이라며 “해외생산기지 확대 등 삼성이 글로벌 경영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장은 조직 분위기 쇄신에도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귀국현장에서 ‘느슨해진’이란 말로 삼성그룹 임직원들에게 ‘경고’를 한만큼 해외에서 머무는 동안 해이해진 기강을 잡는 것과 동시에 반삼성 여론에 상처 입은 임직원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심기일전 할 수 있는 자극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반삼성 여론의 원인에는 1등주의에 매몰돼 스스로 시각을 좁힌 채 앞만 보던 삼성 내부의 한계도 있다”며 “오랜 외유동안 한발 떨어져 삼성을 지켜본 이 회장이 어떤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2/0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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