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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혁명] 3-2. 금융 대혁신

동전ㆍ지폐와 신용카드에 이어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화폐 등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지불수단으로 급부상하면서 금융산업에도 일대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전자결제와 인터넷뱅킹이 보편화 되면서 사람들은 금융거래를 위해 굳이 은행에 갈 필요가 없어졌다. 컴퓨터나 휴대폰 등을 통해 계좌이체는 물론 대금결제, 주식매매 등 모든 금융거래가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전산망의 교류 등을 통해 금융회사끼리 또는 다른 업종과의 업무제휴가 활발해지고 새로운 형태의 금융서비스도 속속 등장한다. `금융`은 더욱 고도화 하지만 `금융회사`로의 진입장벽은 점차 낮아지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벌써부터 결제시장을 장악하는 곳이 새로운 네트워크 시대의 금융시장을 지배한다는 인식이 보편화 되고 있다. 결제혁명은 금융회사들에 있어서 위기이자 기회인 셈이다. ◇금융시장 패러다임이 바뀐다= 전세계가 촘촘한 결제 네크워크로 연결되면서 이미 세계 금융시장은 하나로 묶였다. 최근 외환은행은 중국은행(Bank of China)ㆍ일본의 스미토모미쓰이은행과 외환결제를 위한 금융서비스망과 전자무역금융 실현을 위한 정보기술(IT) 구축을 골자로 한 전략적 업무제휴(베세토서미트)를 맺었다. 이 제휴로 외환은행 계좌에 예금이 있으면 중국은행이나 스미토모은행의 자동화기기에서 언제든 돈을 뺄 수 있게 된다. 결제시스템의 발달은 이처럼 이미 국가간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이미 여의도 사무실에서 인터넷거래를 통해 뉴욕증시에 상장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주식을 살 수 있다. 미국과 일본, 영국과 독일의 증시 상황도 언제 어디서나 손금 들여다보듯 파악할 수도 있다. 국제적인 투기자본이 네크워크를 타고 전세계를 돌아다닌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들이 외환위기를 겪은 것도 결제 네크워크의 고도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금융시스템이 취약한 상태에서 국제적인 투기자본의 움직임과 국제금융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아시아 각국이 한 나라의 외환시장에 긴급사태가 발생하면 상대국이 일정 한도에서 달러 등 기축통화를 공급해 사실상 결제를 대신 해 주는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외환위기의 재발을 막자는 취지다. 우리나라도 외환위기 이후 환위험 관리를 위해 이미 일본과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5개국과 협정을 맺어놓은 상태다. ◇금융거래 채널 지각변동 = 인터넷뱅킹을 비롯한 전자금융의 발달로 금융거래 패턴도 급속히 달라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8개 시중은행의 전체 금융거래 처리건수 중 인터넷뱅킹(26.5%)과 텔레뱅킹(14.1%), 자동화기기(30.5%) 등을 통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총 71.1%로 창구처리(28.9%) 비율을 훨씬 넘어섰다. 인터넷뱅킹 이용고객은 이미 2,000만명을 넘어섰다. 안방이나 사무실에서 주식을 사고 파는 온라인 증권거래 규모도 올 상반기 중 1,918조5,000억원에 달해 전년동기보다 20%이상 증가했다. 인터넷의 발달은 아울러 보험가입 패턴에도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설계사를 통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직접 가입하는 자동차보험 시장규모는 지난 2001년 266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771억원으로 커졌고 올 해에는 3,700억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사이버캐시의 등장으로 은행에 가지 않고 인터넷을 이용해 예금계좌를 만들 수 있는 시대도 열렸다. 이 뿐만이 아니다. 유통을 비롯한 다른 산업과 금융거래의 결합도 촉진시키고 있다. 일례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컨텐츠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핸드폰 요금 결제계좌를 통해 이용대금을 결제해야 한다. 통신회사가 결제정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은행의 자동화기기도 편의점과 주유소에 이어 심지어는 개인택시에까지 등장했다. 현재 은행이 깔아 놓은 전국의 자동화기기만 10만대가 넘는다. 이는 결과적으로 금융회사의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결과도 낳고 있다. 과거에 모두 사람이 했던 일을 자동화기기가 대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전인 지난 96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정든 직장을 떠난 은행원만 무려 8만명에 육박한다. 하지만 금융서비스의 질은 오히려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결제혁명이 초래한 커다란 변화의 일면들이다. ◇인지(人紙)산업에서 장치산업으로 =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금융거래를 하면서 장표에 거래내역을 기재하고 통장 등 거래증거를 `종이`에 남겨야 했던 과거의 금융산업은 이제 모든 거래내역과 결제정보를 디지털 부호로 남기고 이를 확인만 하면 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대신 이처럼 엄청난 규모의 정보량을 저장하고 관리하려면 매머드급 전산시스템이 요구된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한해 동안 정보시스템 투자와 유지관리에 소요되는 비용만 줄잡아 4조원에 달한다. 시중은행들이 올해 새로 전산에 투자하는 비용만해도 1조원 안팎으로 추산될 정도다. 이 같은 장치산업으로의 이행은 은행간 합병 등 금융회사의 대형화도 촉발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않고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산업으로의 진입과 퇴출도 자유로워 지고 있다. 사람이나 제도, 라이선스(금융업 면허)에 의존하던 과거와는 달리 일정한 자본과 이를 바탕으로 한 결제시스템만 충분히 갖추면 누구나 금융업을 할 수 있다. 외국자본의 국내 금융시장 진출이 잇따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금융회사들이 막강한 자본력과 선진금융기법을 갖춘 해외자본과 경쟁하려면 대규모 전산투자 등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 금융의 고도화는 이처럼 결국 장치산업으로의 이행을 촉진하는 결과를 낳는다. <특별취재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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