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서경이 만난 사람] 권영수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국산차, 한미FTA 계기로 미국 시장 판도 바꿀 것"



한국차 경쟁력 이미 세계적… 미국서 조만간 유럽차 추월
한미FTA 효과 높이려면 부품 원산지 철저히 확인… 품질·디자인으로 승부해야
올 자동차 수출 5.2% 늘고 내수 2분기에는 회복 가능… 중국차 급성장에도 대비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한국 자동차 산업은 시장이 넓으면 넓을수록 좋지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계기로 미국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권영수(60ㆍ사진)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한미 FTA 효과에 대해 "정작 중요한 것은 어떻게 극대화시키느냐의 문제"라고 말하며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미 FTA가 여야 간의 핵심적인 총선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권 회장을 서울 서초동의 자동차회관에서 만나 한국 자동차업계의 미래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산업관료 출신으로 공직 시절 동력(산업)자원부, 지식경제부, 경제기획원, 청와대 등을 두루 거친 권 회장에게 한미 FTA 효과를 묻자 "한미 FTA의 효과가 저절로 나타나는 게 아니다"라며 지난해 한국 차의 미국 시장점유율이 얼마였는지부터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차의 점유율은 8.9%였습니다. 유럽은 9.2%, 일본은 35%입니다. FTA 효과를 발판으로 조만간 한국차가 유럽차를 추월하게 될 겁니다.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차가 미국 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게 될 것입니다."

권 회장은 "자동차는 2만개 이상 부품이 들어가는데 대미 수출 부품은 1차뿐만 아니라 2~3차 협력업체 제품도 철저히 원산지 확인이 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표준, 인증, 지적재산권 등 비관세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야 FTA 효과가 줄어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내 자동차산업은 한미 FTA의 최대 수혜종목으로 꼽힌다. 미국은 한 해 1,500만대 규모의 거대 자동차 시장. 그리고 기후와 도로 환경이 다양한 미국에서의 성공은 다른 시장에서의 성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세계 자동차 업계는 늘 미국을 최대 승부처로 삼고 전력을 쏟는다.

권 회장은 미국 시장에서 FTA 효과를 누리게 됐다는 점에서 절호의 기회를 최대한 살리도록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뭐니 뭐니 해도 차의 궁극적인 경쟁력은 품질과 성능ㆍ디자인입니다. 미국은 높은 품질이 요구되는 테스트마켓인데 한미 FTA 효과를 높이려면 고품질과 굿 디자인의 이미지를 꾸준히 심어줘야 합니다."

올해는 세계 자동차 업체들 사이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업계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일본 업계는 대대적인 재도약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권 회장은 이 같은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 차 업계가 올해도 해외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 업계가 수출 전략형 모델 투입, 제값 받기를 통한 수익성 개선, 수출 시장 다변화, 스포츠 마케팅 강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5.2% 늘어난 72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자동차 내수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해서도 낙관론을 폈다. "2ㆍ4분기부터는 좋아진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4ㆍ4분기부터 시작된 하향세가 끝나고 이번 분기부터는 차 소비가 회복돼 올해 전체로는 지난해보다 1.7% 증가한 150만대가 팔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회장은 국내 시장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수입차와의 경쟁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는 입장이다. 국산차는 안 팔리는데 수입차는 불경기에도 계속 성장하는 현상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 '대처해야 한다'는 식으로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그는 "외국 차와 경쟁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국내외 시장이 마찬가지"라면서 "생산 세계 5위인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감안하면 수입차와의 경쟁이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오히려 권 회장은 '미래의 중국'을 대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금은 생산의 대부분을 자체 소비하지만 언젠가는 주요 자동차 수출국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중국에서 뭘 봐야 할까요. 저는 중국이 연간 2,000만대 규모 자동차 최대 생산ㆍ소비국이라는 점 외에도 수출이 늘어나는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수년간 매년 50% 수출이 늘며 지난해에는 85만대를 수출했고 올해는 127만대 수출이 목표라고 합니다."

권 회장은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상대로 중국이 나타난다면, 그리고 한국이 경쟁을 주도하지 못하고 오히려 틈새시장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면서 "면밀히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권 회장은 "자동차 산업 전망은 정말 밝다"고 말했다. 최근 디자인과 품질 면에서 혁신을 이뤄 경쟁력이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권 회장은 "업계가 미국ㆍ유럽ㆍ일본ㆍ중국ㆍ인도 등 주요국에 기술연구소와 디자인센터를 설립해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현지 고객의 취향에 맞는 차량을 개발하는 데 주력한 것이 주효했다"면서 "해외 선진 업체에서 명성을 쌓은 디자이너를 과감하게 영입해 시장을 선도해나가는 디자인을 개발한 것도 혁신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자동차 업계 기업 최고경영진의 강한 의지와 미래지향적인 경영판단도 빠른 시간에 품질과 디자인 혁신을 이룬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품질 및 디자인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등 '품질 경영'을 최고 과제로 선정하고 추진한 최고경영진의 노력이 빛났다"면서 "여기에 부품 업계와의 유기적인 협력, 기술 및 경영지원 등 상생노력이 따랐기 때문에 이처럼 빠른 혁신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그 때문에 현대자동차 '아반떼'가 지난 1월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되고 현대차가 독일에서 품질만족도 2년 연속 1위, 미국에서 재구매율 1위를 차지하는 등 국산차가 세계 주요 시장에서 뛰어난 상품성을 인정받게 됐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그 이후다. "현재 소형차 경쟁력은 한국이 전세계 1등이라고 해요. 대형차도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고요. 업계와 정부가 미래 자동차 개발에 쏟고 있는 노력을 감안하면 자동차 산업은 앞으로도 국가 성장동력으로서 역할을 다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정부 국·과장만 18개 맡아… 행정·경제 등 학위도 다양

■ 권회장은

권영수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지난 1981년 동력자원부 사무관으로 공직에 발을 디딘 후 모두 18번이나 명함을 바꿨다. 공직에서만 12개 과장, 6개 국장의 직무를 수행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권 회장은 친정인 동력(산업)자원부와 지식경제부뿐만 아니라 경제기획원, 대통령비서실, 특허청,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 등에서 국제협력, 산업디자인, 품질, 무역, 특허심판, 산업심의, 외국인 투자기획, 지역경제정책 등을 맡았고 지경부 기술표준원 표준기술기반국장을 끝으로 2010년 협회 상근부회장에 부임했다.

학위 종류도 이력만큼이나 다양하다. 서울고를 거쳐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철학사)한 뒤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를 받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대학원에서는 경제학 석사 학위를 땄다. 박사학위는 경제학(중앙대 대학원)이다.

주변에서는 권 회장의 통찰력이 이처럼 다양한 경험과 공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높이 사고 있다. 권 회장은 사고의 폭이 넓은 리더로도 알려져 있다.

권 회장은 한국 자동차가 얼마나 사랑 받느냐가 국가 브랜드와도 직결된 문제라고 보고 이 부분에서도 협회의 역할을 찾아나갈 계획이다. 자동차 한류야말로 경제한류의 중심이라는 생각에서다.

권 회장은 "자동차는 길거리에서 많은 사람이 보고, 타는 사람은 느낌을 갖는 감성제품이어서 한류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면서 "한국 문화, 한국 국가브랜드, 한국 차를 비롯한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동반 상승시키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최근 권 회장은 협회 이름을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서 '한국자동차산업협회'로 바꿨다. 과거에는 생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지금은 차 산업의 글로벌화에 따라 통상, 유통, 전시, 브랜드 전략, 소비자 보호 등으로 업무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권 회장은 1988년 협회 설립 이후 처음으로 상근부회장에서 협회장(2011년)에 오른 케이스라 책임감이 더욱 남다르다. 그전까지는 회원사 대표가 번갈아 가며 협회장직을 맡고는 했다.

권 회장은 "업계가 현재 시장에서 필요한 경쟁력을 강화해나가면서도 동시에 정부의 '2020년 그린카 4강'이라는 로드맵에 동참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약력

▦1952년 충남 공주 ▦1979년 서울대 철학과 졸업 ▦1981년 동력자원부 사무관(행시 24회) ▦1985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1991년 특허청 국제협력과장 ▦1997 통상산업부 산업디자인과장 ▦2000년 산업자원부 무역위원회 조사총괄과장 ▦2005년 특허청 특허심판원 심판장 ▦2009년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표준기술기반국장 ▦2010년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상근부회장 ▦2011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