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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소비효율 높여라 타이어 '녹색 전쟁'

회전저항·제동성능 평가 올 12월부터 등급제 실시<br>"연비는 쑥 온실가스는 뚝" 업계, 친환경제품 앞다퉈 출시




오는 12월 1일부터 국내에서도 타이어 분야에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가 시행됨에 따라 국내외 타이어 업체들 사이에 경쟁이 불꽃 튀고 있다. 서로 자신들이 기술을 놓고 '최초 개발', '최초 출시', '최고 등급' 등으로 자랑하며 고객 선점에 여념이 없다. 타이어와 친환경이라는 두 단어의 어울리지 않는 조합만큼 아직까지 '친환경 타이어'는 일반인들에게 낯선 제품이지만 업계에서 거는 기대는 크다.

친환경 타이어란 타이어 자체가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졌다는 의미가 아니다. 연비를 높이고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을 막는다는 의미에서 타이어 업계에선 이를 친환경 타이어라고 부른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고효율의 타이어가 국내 전 승용차에 보급될 경우 국가 전체적으로 연간 약 35만 TOE(1 TOE는 리터당 11㎞를 달리는 승용차가 서울과 부산을 17번 왕복할 수 있는 에너지 단위)의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타이어의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도는 소비자들이 높은 효율의 제품을 손쉽게 판단해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제조(수입)업자들은 생산(수입)단계부터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ㆍ판매하도록 하기 위한 것. 타이어의 경우 회전저항과 젖은 노면 제동력을 1~5등급으로 평가해 제품에 표기(사진1)해야 한다.

회전저항을 줄일수록 타이어와 지면의 마찰은 줄어든다. 그만큼 탄력주행이 가능해 차량주행시 연료 소비를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억제할 수 있다. 젖은 노면 제동력은 회전저항은 줄이면서도 제동성능은 그대로 유지해 보다 안전한 주행을 가능케 하도록 평가하는 것이다. 유럽은 여기에 소음도(주행 중 외부에서 느끼는 소음의 정도)를 추가로 측정해 이를 제품에 표기(사진2)할 예정이다.

국내 업체들은 에너지소비효율제를 앞두고 일찌감치 준비에 나섰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1월 '앙프랑 에코'가 국내 제품 최초로 회전저항 1등급, 노면 제동력 3등급을 획득했다. 뒤 이어 금호타이어도 같은 등급의 타이어를 인증 받았다.

출시는 금호타이어가 빨랐다. 금호타이어는 지난달 회전저항 1등급, 노면 제동력 3등급 제품인 '에코윙-S'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국내 선두 업체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한국타이어는 그 사이 좀 더 기술력을 높였다.

한국타이어가 지난 18일 출시한 '앙프랑 에코'는 회전저항 1등급에 노면 제동력 2등급을 포함해 1등급/3등급 규격의 다양한 제품 등 총 20여종이나 된다. 금호타이어가 2개 규격의 1등급/3등급 제품만을 선보인 것에 비해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다.



한국타이어는 앙프랑 에코를 출시하며 일반 타이어와 친환경 타이어의 성능을 비교하는 타행성능테스트를 시연했다. 실험 결과 차이는 예상보다 컸다. 같은 조건의 현대차 YF 쏘나타에 신차(SM5 에코 임프레션)에 장착되는 옵티모 H426과 앙프랑 에코를 각각 장착하고, 경사면에서 기어 중립상태에 시동을 끈 채로 차량이 미끄러지는 길이를 측정했다. H426은 46미터를 진행했으나 회전저항 1등급인 앙프랑 에코는 65미터를 굴러갔다. 앙프랑 에코가 40% 넘게 더 주행이 가능한 것. 운전습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그만큼 연료소모도 줄일 수 있음을 증명했다.

빗길에서 앙프랑 에코의 성능도 우수했다. 테스트 코스에서 동승한 결과 평균 시속 70㎞ 구간에서도 안정된 코너링이 가능했다. 회전하면서 방향 전환까지 기존 타이어보다 자유롭게 이뤄졌다.

일부 수입타이어 업계에선 국내 제도가 반쪽 짜리라는 지적도 있다. 타이어의 회전저항과 젖은 노면 제동력만을 측정하고 타이어 수명 등을 제외하는 정책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회전저항을 낮추기 위해 가격이 비싸고 수명이 짧은 실리카 재질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것이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국내 타이어 업체들은 한 목소리로 "그것 역시 실력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한국타이어도 이번에 출시한 앙프랑 에코의 가격을 기존에 에너지소비효율제 평가를 받지 않은 앙프랑과 동일하게 책정하며 이런 문제를 불식시켰다.

앞으로 제도 시행까지 남은 약 8개월의 기간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친환경 타이어 보급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다. 규제만 만들어 놓고 실제로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있으나 마나 한 제도이기 때문. 타이어 업체 관계자는 "타이어는 대표적인 저관여 제품(구매할 때 소비자의 관여도가 낮은 제품)으로 가격이나 브랜드, 교환할 때 정비업체 등의 권유가 구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소비자들이 타이어를 고를 때 보다 환경을 생각하고 안전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게끔 정부와 타이어 업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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