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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와 실망 교차한 8ㆍ15 경축사

노무현 대통령의 첫 8ㆍ15 경축사는 안도감와 실망감을 동시에 안겨줬다. 노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획기적인 제안이나 정책을 내놓기보다는 그 동안 밝혀온 입장과 원칙들을 정리, 재확인한 것은 일단 바람직한 자세다. 지금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과도기적 상황을 정리하고 북핵사태 등 급변하는 대외환경에 적절히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할 때이기 때문이다. 과거 8ㆍ15 때마다 대북제의를 비롯, 거창한 제안들을 내놓았다가 나중에 유야무야되거나 무리하게 추진, 혼선을 빚었던 전임자들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은 듯하다. 특히 경제와 안보를 당면 국가과제로 제시한 것은 올바른 대응이다. 일견 당연한 일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경기침체와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 등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국내외적 현실을 감안할 때 시의적절한 화두라고 하겠다. 노 대통령은 또 `새로운 미래` 구현을 위한 방안으로 `통합과 혁신`을 제시했다. 그는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 통합된 힘으로 경제를 개혁하고 정치를 혁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동시에 노 대통령은 "정부도 변해야 하고 기업과 근로자 모두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당위론만을 역설했을 뿐 이를 구현하기 위한 실천방안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실천의지가 있는지도 불분명하다. 이런 정도의 접근방식으로는 새 정부 출범 초반의 과도기적 양상을 해소하고 국면을 전환시키는 계기로 삼기가 어렵다. 노 대통령의 지적대로 통합과 혁신을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근로자가 모두 변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대통령이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안 된다. 8ㆍ15 경축사에서 우리가 기대했던 것은 `진정한 리더십`이었다. 갈등이 해소되고 비전을 공유함으로써 통합과 혁신의 싹이 움트기를 바랐다. 그것은 지도자의 고뇌와 결단, 그리고 포용과 여유가 어우러져야 가능하다. 이는 이른바 분권적ㆍ민주적 리더십과도 일맥상통한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집권 6개월을 되짚어 보면 희망과 기대 등 긍정적인 단어보다는 갈등과 반목, 대결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상황을 종식시키고 국민들이 응집력을 발휘토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통령이 열린 자세를 가지고 포용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경축사의 구절처럼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보다 넉넉하고 안정된 세상에서 제 나라와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저마다의 꿈을 자유롭게 펼치면서 당당하게 세계질서에 참여하고 주도하는 국민으로 살게 하자"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통합`해 국가를 `혁신`해야 한다. 이 대열에 앞장서는 사람은 당연히 대통령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박동운 (단국대 상경학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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