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SK C&C 전체 지분의 4.90%인 244만9,500주를 기간 외 거래 방식으로 대만 훙하이그룹에 3,808억9,725만원에 매도했다.
주당 매도가격은 15만5,500원으로 이날 SK C&C의 종가인 16만6,500원보다 6.6%가량 낮은 가격이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최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보유 주식은 2,426만2,800주(48.53%)에서 2,181만3,300주(43.63%)로 줄어들었다.
SK C&C는 SK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SK C&C는 SK그룹 내에서 지주회사인 SK의 지분을 31.8%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보유한 10.5%의 지분을 합하면 40%가 넘기 때문에 최 회장 일가는 SK C&C를 통해 사실상 그룹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훙하이는 애플 등의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팍스콘의 모기업이다. 훙하이는 최근 전기차, 클라우드 컴퓨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해왔다. 이 과정에서 한국 내 ICT 기업 가운데 기술력 있는 기업을 물색하다 3개월여 전 SK C&C의 지분 인수를 타진하고 서로 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관계자는 "홍하이 그룹은 OEM 일변도의 사업 내용에서 벗어나 ICT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려고 했다"며 "SK그룹은 중국·대만 시스템통합(SI) 사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해 매각 작업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지분 매각이 SK C&C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홍하이그룹의 전략적 투자로 SK C&C는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공장 자동화를 구축해 ICT 역량을 키울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이번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을 채무 변제에 사용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최 회장이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는 내용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며 "채무 이자를 갚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12년부터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DB대우증권에 SK C&C 주식 가운데 37.6%가량을 담보로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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