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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윤수의 경영미학] 동대문의 창조적 벤처정신을 배워라
입력2000-01-19 00:00:00
수정
2000.01.19 00:00:00
「디자이너, 벤처상인의 노하우」와 「대학연구소의 첨단기술」이라는 점이 다를 뿐 생산에서 자기 완결적 구조를 갖는 점이 같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의 실리콘 밸리와 비교해 「동대문 밸리」라고들 부른다. 그리고 모방만 일삼던 재래시장에서 최신 디자인 개발을 접목, 활력있는 세계적 패션명소로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다.한 일간지의 칼럼은 『한국 경제의 미래를 어디에서 발견하냐구요? 동대문 시장입니다. 아주 건강한 벤처기업의 집합체, 바로 그것입니다. 이제는 재벌들이 동대문 시장을 배워야 합니다』라고 미국 유학을 다녀와 대학에서 강의하는 어느 경제학 교수의 탄성을 소개했다.
한편 신년들어 코스닥 시장이 부진하다. 뉴욕 증시와 함께 동반 폭락했던 세계 증시의 영향이라고 한다. 폴 쿠르그먼교수의 「집단광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재미있다. 그 간의 지속적인 폭등도 군중의 집단 광기로 풀이될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지노판의 영웅처럼 보이는 조지·소로스도 신년에 6억달러를 날렸는지도 모른다.
하기야 지난 1년 내내 정보통신분야의 벤처기업들을 중심으로 「거품론」이 끊이지 않았었다. 아무리 성장성이 높다해도 이렇다할 실적도 없는 인터넷 주식의 시가총액이 수천억원의 이익을 내는 제조업체들보다 높은 것은 얼른 이해가 안된다.
한 때 한국 경제를 떠받치며 성장의 주역이라고 정부가 추켜세우던 재벌들이 무수히 쓰러지며 IMF를 불러 왔다. 그런데 지금, 정보화 시대를 외치며 정보통신 분야의 첨단(?) 벤처기업 육성에 정부가 앞장서고 있는 것이 심상찮다.필자만의 기우는 아닌 것 같다. 『요즘 국내 벤처기업들은 재벌과 너무 닮았습니다. 치밀한 사업계획없이 벤처 붐을 틈타 무턱대고 자금만 끌어당깁니다. 95%가 무너질 것이고 돈을 날린 투자자들이 속출할 것입니다』 컴퓨터바이러스 연구가이며 벤처기업가인 안철수소장의 경고가 가볍지 않다.
자기 책임의 원칙과 시장규율이란 기본이 없으면 시장경제는 한 낱 구호일 뿐이다. 국민을 담보로 한 정부의 시책이 그와 같다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비해 「동대문 패션밸리」는 역동하는 시장이다. 패션벤처 기업가정신의 열매다.
첫째, 벤처란 정부가 국민의 돈으로 지원하고 육성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스스로 모험을 하며 쓰러지면서 일어나는 것이다. 거기에서 감동을 받은 천사(?) 투자자가 모여드는 것이다.
둘째, 모방을 버리고 창조적 디자인으로 승부하며 회생했다. 노 브랜드(NO BRAND), 노 날리지(NO KNOWLEDGE)산업으로부터 지식기반산업으로 탈바꿈했다.
셋째, 제품생산에 아웃소싱을 일반화했다. 몸을 가볍게 하여 산업의 집적화를 꾀했다. 저비용 생산체제를 이룩했다. 어떤 디자인이든 2∼3일 만에 납품하는 고효율을 낳았다. 고도의 QRS(QUICK RESPONSE SYSTEM)를 이룩했다. 이는 빠른 판단력과 열린 사고와 탄탄한 신뢰 및 협력관계의 산물이다. 그리고 엄격히 규칙을 지키고 과감히 퇴출도 불사하는 공정성이 뒷받침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축약하면 「시장의 기본」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는 얘기다. 기본의 존중없이 결코 첨단의 열매도 없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스스로 책임지며, 열정적으로 부지런하며, 창조적인 벤처정신으로 개척한 열매인 셈이다. /FILA코리아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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