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에서 제주를 연결하는 뱃길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자칫 경쟁에서 밀려난 업체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일 전남도와 목포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현재 전남에서 제주행 여객선을 운항 중인 곳은 목포항과 완도항, 장흥 노력항, 고흥 녹동항, 여수항 등 5곳이다. 목포항 3척을 비롯해 5개 항구에서는 쾌속선을 포함해 모두 10여척이 제주(성산포항 포함)를 오가며 관광객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여기에 해남 우수영에서도 제주행 쾌속선 취항을 위한 접안시설 설치가 마무리 단계여서 이르면 오는 12월께 취항이 가능할 전망이다.
강진군도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마량~제주 여객선 운송사업 면허신청에 대해 '허가해도 된다'는 인용결정을 받으면서 목포항만청에 다시 사업허가를 신청한 뒤 여객운송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해남 땅끝에서 제주항로를 운행하겠다는 선사의 사업신청은 인접항로와의 경쟁 등의 사유로 불허처분이 내려지기도 했다.
문제는 전남에서 뱃길을 이용해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최근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지만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과다한 공급은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 지난해 전남에서 제주행 뱃길을 이용한 숫자는 200만명을 넘어섰으나 주말을 제외한 평일 여객선 승선률은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 때 수요가 급증하면서 2척의 쾌속선을 운항했던 장흥 노력항의 경우 인근 항포구에서 잇따라 쾌속선을 도입하면서 이용객이 줄자 현재는 1척으로 줄였다. 목포항만청 관계자는 "항차당 70~80%는 승객을 태워야 유지할 수 있는데 수익을 내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선사마다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를 내걸고 고가의 쾌속선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면서 경영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쾌속선의 경우 유류비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선사의 가격 경쟁으로 운임 인상도 쉽지만은 않아 업체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운항 중이던 쾌속선을 서둘러 도입하면서 정비 등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못해 잦은 고장으로 이용객들의 항의도 잇따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먹을 수 있는 파이는 제한돼 있는데, 경쟁자만 늘면서 각자의 몫은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살아남기 위한 여객선사들의 치열한 생존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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