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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다시쓰기

◎명성을 잃은 싱가포르의 테크놀러지 스타가/세계를 강타했던 PC 사운드카드의 후속편을 찾고 있다90년대초까지만 해도 싱가포르의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리지사는 개인용 컴퓨터(PC)에 입체 음향을 제공하는 기기인 사운드카드의 세계 표준 제정과 7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로 명성을 드높였다. 그러나 최근 사운드 카드로 히트를 쳤던 크리에이티브의 형편은 바로 이 사운드 카드를 히트시킨 치열한 컴퓨터 게임같이 됐다. 이 회사는 끊임없이 재빠른 변신과 신선한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복잡한 시장에서 길을 찾기 위해 분전하고 있다. 천천히 변화를 모색했으며 수없이 헛길을 걷기도 했다.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CD롬 드라이버 제조업에 뛰어들었으며 부실처리를 위한 대손상각을 차례차례로 추진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는동안 세명의 공동 창업자중 2명이 최근 18개월동안 사직했다. 어려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월 30일까지 1년동안 이 회사는 3천8백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크리에이티브의 도전은 어느 첨단 기업에서나 볼수 있는 익숙한 것이다:어떻게 하면 첫번째 대성공을 재현할 수 있을까. 크리에이티브의 좌절은 다른 싱가포르 하이테크 기업인 애즈테크, IPC등과 시기가 일치한다. 이는 싱가포르같은 도시형 국가가 급변하는 기술시장에서 성공할수 있는 기업을 육성할 능력이 있는가 하는 의문을 낳았다. 싱가포르 산업 대부분은 초대형 다국적기업과 정부와 연계된 대기업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현재의 시민 「스마일」 캠페인과 같이 복종이 강조되는 사회분위기는 의욕적인(위험을 감수하는) 기업인집단을 육성할수 없다. 『대부분 싱가포르 사람들은 MBA(경영학석사과정)에 입학, 돈을 벌기를 원한다』 싱가포르 개발은행의 수석 경제연구가인 프리드리히 우는 말한다. 『공공분야나 다국적기업에 직장을 갖는 다는 것은 매우 안전한 일이다. 왜 위험을 무릅쓰야 하는가』 그러나 이런 도전에 기꺼이 참여하고 있는 사람이 크리에이티브의 최고 경영자인 「심 웅 후」다. 그의 재산은 매우 위험한 상태다. 그가 개발을 도운 사운드 블래스터 시스템이 히트를 친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된 크리에이티브의 경영부실로 심은 자신이 소유한 회사지분 28%에서 2억5천만달러나 손해를 보았다. 상황이 최악인듯 했던 지난달 크리에이티브는 올 1·4분기(7월∼9월) 1천5백만달러의 이익을 내면서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큰 도약을 했다. 그러나 이 회사가 가야 할 길은 멀다. 새상품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분석가들은 사운드 블래스터의 성공에는 미치지 못하리라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그러나 싱가포르에서 가장 잘 알려진 사업가인 그가 추진하고 있는 조심스러운 도전에는 희망이 있다. 메릴린치의 버나드 탄은 『중지하거나 (다시) 시작하는 대신에 이 기업은 성실하게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심은 크리에이티브의 부활을 꾀하면서 몸에 밴 기업가적 담력을 되살렸다. 싱가포르의 농장에서 자란 심은 지방의 기술대학을 졸업한후 1981년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를 창업했다. 크리에이티브는 하드웨어(외형)를 구축하는 한편, 이 속에 소프트웨어(내실)를 완비하는데 충실을 기했다. 종원원의 교육과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심은 이를 「살아남기위한 것」이라 말한다. 86년 크리에이티브는 멀티미디어 PC를 디자인했지만 너무 비싸 팔리지 않았다. 심은 좋은 소리를 만들수만 있다면 PC를 (디자인 하느니보다는) 업그레이드(기능향상)시키는게 보다 나은 시장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이 경험에서 터득했다. 크리에이티브의 몇몇 동료들과 함께 그는 「사운드 블래스터」를 개발했고, 이를 세계표준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88년 그는 미국에 상품을 팔기위해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성공하기 전까지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맹세하며. 사운드 블래스터는 주요 무역박람회에서 히트를 쳤고 미국내 전자 소매업자들에게 2만개가 팔렸다. 89년 그는 승리를 안고 싱가포르에 돌아왔다. 이후 수많은 하이테크 기업들의 스토리처럼, 성공뒤에 재앙도 빠르게 뒤따랐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몇차례 시도를 해봤지만 실패했다. 일례로 크리에이티브가 벤처사업으로 내놓았던 CD롬은 부진을 면치못했다. 고배속 CD 드라이브 작동에 계속 오류가 발생했고 창고에는 재고가 꽉 들어찼다. 한바탕 혼이 난 심은 크리에이티브가 최고의 수익을 남길 수 있는 분야에만 전력을 집중키로 했다. 9월에 크리에이티브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CD롬의 공동 개발·제조키로 제휴를 맺었다. 크리에이티브는 이 제휴로 생산측면에서 많은 위험을 떨쳐낼 수 있게 됐다. 아직 청년티가 나는 41세의 심은 『우리는 중심축인 오디오(소리)를 무기로 하는 분야에 초점을 두고 싶다. 옛날에 우리는 「무적이다.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 우리는 그렇게 도박을 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한다. 심은 최근에 나온 일련의 새 제품들이 크리에이티브를 정상궤도로 돌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게임의 소리와 영상을 강화한 새로운 1백99달러짜리 3차원 그래픽 카드도 그중 하나다. 크리에이티브는 이 카드가 11월 한달간 전세계에 5만개가 팔렸다고 밝힌다. 최근엔 고객이 원하는 소리를 광대역으로 제공하는 「AWE64」를 내놓았다. 심은 그러나 사운드 블래스터에 이은 돈벼락을 다시 맞을 수 없을지 모른다. 사운드와 그래픽카드를 만드는 경쟁사들이 너무 많아 그는 오직 익사하지 않기 위해 허우적거려야 한다. 첨단산업 관련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의 시장분석가인 조나단 메논은 『크리에이티브는 자신이 누렸던 실질적 독점을 즐길수 없다. 이제 크리에이티브는 시장점유를 위해 경쟁하는 단지 또다른 하나의 회사에 불과하다』고 말한다.지난 1년 남짓 위험하게 살아온 크리에이티브는 예전의 마술을 되찾으려 하기에 다시 경쟁대열에 서는 것이 반가우리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헬렌 창/싱가포르·라울 제이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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