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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을 사이로 북한과 마주보고 있는 중국의 동북부 접경 도시인 단둥. 이 곳의 한 호텔에 기거하는 천푸(陳富ㆍ26)씨는 아침 10시부터 밤 12시까지 일하고 1,200위안의 월급을 받는다. 근로시간이 하루에 무려 12시간에 달하고 중국의 최저임금 수준에 해당하는 보수를 받고 있지만 먹거리를 해결하고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해 성심성의껏 열심히 일한다.
천씨는 3년 전 북한에서 불법으로 월경해 온 사람이다. 이 호텔의 사장이 천씨를 중국인으로 위장시키기 위해 만들어 준 이름이 천푸다. 중국인 사장 쉬(徐)모씨는 "조선 노동자들은 인내심을 갖고 어떻게든 주어진 일을 완수해 변경 기업들 사이에서는 이들 노동자를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유력 주간지인 경제관찰보는 최신호에서 단둥, 훈춘, 투먼 등 중국 변경 기업들의 북한 노동자 수요 욕구에 맞춰 이들 지역에서 비밀ㆍ불법 근로자 알선 업체들이 번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단둥의 모 변경 무역회사 사장은 "조선 노동자들은 신발, 옷, 회로기판 세척, 호텔 등의 직종에서 종사하고 있으며 일부 변경 무역회사는 전문적으로 공장 및 기업에 이러한 노동자를 소개해주는 것을 업으로 삼으며 사업이 번창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둥의 한 중국건설회사 사장인 리치밍씨는 "북한 노동자는 책임감과 규율성이 강해 중국인 노동자 4~6명이 달라 붙어야 할 일을 2명이 해냅니다"고 말했다.
단둥시는 이처럼 중국 기업들의 북한 노동자 수요가 많아지면서 북한 노동력을 전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관련 규정 및 계획을 제정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둥시에 인접한 도시의 발전개혁위원회 관계자는"북한 노동력 비용이 낮은데다 질도 우수해 기업의 수요에 맞아떨어진다"며 "이 같은 노동력 강점을 바탕으로 최근 중국인 근로자 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타 지역의 중국 기업들을 이 곳에 유치해 단둥이 동북지역의 제조업 가공 도시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측에서도 지난 2010년 천안함, 연평도 사건 발생 이후 남북한 사이의 교역이 전면 중단되면서 북한의 실직자가 급증함에 따라 방직산업의 숙련공들이 중국으로 나가는 것을 묵인하고 있다. 지난 2010년 6월 15일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간 경제협력과 무역이 활기를 띠면서 북한의 평양이나 개성 등지의 기업 활동이 활발히 전개됐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남북 교역이 중단됨에 따라 중국쪽과의 무역 및 경제 합작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게 현지인들의 설명이다.
합법적으로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에서 와서 일하기 힘든 상황도 불법 노동자의 유입을 부추기고 있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북한은 북한 출자기업 등에 한해서만 원칙적으로 북한 노동자 출국을 허용한다. 중국도 지난 96년 발표한 '외국인이 중국에서 취직하는 것에 대한 관리규정'에 따라 외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 중국에 와서 일할 때는 반드시 취업 비자를 따야 하는데 전문가, 선원, 다국적 기업의 직원이 아니면 사실상 취업 비자를 취득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압록강 등을 몰래 건너 중국 변경지역으로 아름아름 유입되는 북한 노동자들이 생겨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쉬 사장은 "중국과 북한의 수많은 토지가 인접해 있어서 북한에서 밤에 건너오는 사람들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이들 불법 유입 북한 노동자들을 모집해 중국 기업에 공급해주는 업체들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들 북한 노동자 중개 업체들은 1명당 3,000위안 정도의 서비스료를 받고 수요 업체에 공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반도 문제를 연구하는 한 전문가는 "대체 얼마나 많은 북한 노동자가 변경 등지에서 일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정확한 수치를 알지 못합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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