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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개최만큼 효과적인 홍보가 있나요.’ 골프장이 프로골프대회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말에 회원들이 이용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주최는 커녕 대회 유치도 달가워하지 않았던 수년 전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진 추세다. 올해 이미 열렸거나 개최될 국내 프로골프대회는 남녀 통틀어 34개. 이 가운데 골프장이 단독 또는 공동 타이틀스폰서로 참여하는 대회는 무려 16개나 된다. # 올 국내 프로대회 34개중 절반 스폰서 참여
남자대회는 총 18개 중 10개에 골프장 이름이 걸려 있다. 지난 4월 시즌 개막전으로 열렸던 롯데스카이힐오픈을 비롯해 메리츠솔모로오픈, 지산리조트오픈, 금호아시아나오픈 등이 치러졌고 가야오픈, 삼성 베네스트오픈, 토마토저축은행 제피로스오픈, 중흥 골드레이크오픈, 비발디오픈, 하나투어ㆍ몽베르 투어챔피언십 등이 하반기에 잡혀 있다. 여자도 6개가 골프장 주최 대회로 펼쳐진다. 휘닉스파크클래식과 태영배 한국여자오픈, 레이크사이드여자오픈이 각각 자체 골프장에서 열렸고 로드랜드여자오픈과 메리츠금융클래식(솔모로CC)이 하반기에 개최된다. 가장 최근 골프대회를 창설한 골프장 운영 기업은 전국에 4개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레이크힐스(회장 윤진섭). 레이크힐스는 지난 18일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와 조인식을 갖고 오는 8월25일부터 3일간 레이크힐스제주CC에서 첫 대회를 열기로 하고 향후 함안과 용인, 그리고 건설중인 순천의 레이크힐스 계열 골프장에서 해마다 대회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KLPGA 대회로는 최고 수준인 4억원의 총상금을 내걸었고 미국 LPGA투어에서 활약중인 한희원(28ㆍ휠라코리아)과 이미나(25ㆍKTF), 김초롱(22) 등을 초청한다. 악천후 등으로 대회가 순연될 경우 일정을 축소하지 않고 다음날까지 경기를 치르는 방식을 국내 대회 사상 처음으로 도입하기로 한 것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골프장들의 대회 창설이 봇물을 이루는 것은 골프대회 개최가 골프장을 알릴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방송중계를 통해 자연스레 노출되면서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고 프로대회를 여는 골프장인 만큼 코스 난이도나 관리상태 등을 검증 받는 기회도 된다. 회원권 시세나 회원 모집에도 적잖은 영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설됐거나 증설 계획이 있는 곳, 최근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실시한 골프장 등이 적극적이다. 골프장 공급이 확대일로에 있다는 시장 환경도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했던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홍보 자체가 필요 없었지만 골프장 건설이 크게 늘면서 특히 최근 골프장 수가 급증한 제주와 영호남 지역, 수도권 외곽 등은 이미 경쟁 시대로 접어들었다”면서 “멀지 않아 미국 등지처럼 대회 개최나 유치에 발벗고 나서는 때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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