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베이는 분명 ‘타고난 블록버스터 감독’이다. CF감독으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그는 영화로 건너와서도 그만의 감각적이고 화려한 영상을 마음껏 뽐낸다. 데뷔작 ‘나쁜 녀석들’을 비롯해 ‘더 록’ ‘아마겟돈’ ‘진주만’ 등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식 그 자체가 됐다. 액션과 영상미가 결합했을 때 얼마나 짜릿한 흥분을 안겨주는지 베이 감독은 몸으로 보여준다. 21일 개봉하는 영화 ‘아일랜드’ 역시 화끈한 액션과 빠른 화면편집이 어우러진 또 하나의 ‘공식 블록버스터’다. 미래에 다가올지도 모를 복제인간이 가져올 폐해를 영화는 그린다. 물론 영화가 그리는 미래는 너무도 끔찍하다. ‘복제인간에 대한 우려’ 따위는 애초부터 장식에 불과하다. 21세기 중반. 지구생태 재앙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통제된 ‘유토피아’에서 산다. 수백명의 주민들이 사는 이 곳은 매일매일 몸ㆍ정신 상태를 점검받고 음식과 인간관계까지 통제 받는다. 이들은 오로지 지구에서 유일하게 오염되지 않은 땅으로 알려진 ‘아일랜드’에 추첨 돼 뽑혀가길 원한다. 그러나 인간의 호기심은 막을 수 없는 법. 출입금지구역에서 뽑힌 사람들의 잔인한 죽음을 본 링컨 6-에코(이완 맥그리거)는 이 곳의 비밀과 자신이 복제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여자친구 조던 2-델타(스칼렛 요한슨)와 탈출한다. 복제인간의 장기로 고객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서비스’하는 회사는 탈출한 두 남녀와 쫓고 쫓기는 싸움을 벌인다. 영화의 엑기스가 바로 여기다. 이들은 도심을 배경으로 완벽에 가까운 스펙터클한 액션을 펼친다. 영화 역사상 최고라 칭해도 부족함이 없는 자동차 추격신이나, 70층 빌딩 유리창을 박살내며 벌이는 싸움 등은 관객들에게 숨쉴 틈을 주지 않는다. 여기에 날아다니는 오토바이, 헬리콥터, 요트까지 등장해 시속 200km가 넘는 스피드를 뽐낸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제작비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정말 인간복제가 이렇게까지 될까?”라는 의심이 들 법도 하지만, 그런 걱정은 고이 접어두고 2시간 동안 화끈한 액션을 즐기는 게 이 영화의 미덕이다. 올 여름 개봉한 블록버스터 가운데 가장 뛰어난 품질의 스펙터클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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