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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엔 환율은 '불안한 안정세'
입력2011-03-15 17:42:19
수정
2011.03.15 17:42:19
■외환시장은… "매수·매도세 팽팽히 맞서는 형국"<br>달러당 81~82엔 등락속 본국 자금 환류 여부 따라<br> 급격한 변동성 보일수도
일본의 방사능 재앙 우려가 커지면서 해외에 나와 있는 일본 투자자금의 본국 환류 기대 등으로 강세를 보였던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급격한 변동성을 나타내는 등 외환시장이 충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패닉에 비해 엔화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5일 도쿄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원전 폭발사고 여파로 장중 한때 달러당 82엔까지 급락세를 나타내다 오후 들어 81엔대 중반에서 안정됐다. 앞서 전날 뉴욕시장에서도 달러당 81엔대 중반 수준에서 거래됐다.
주식시장의 투매에 가까운 흐름에 비해 엔화가치가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보이는 것은 엔 매수세와 매도세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형국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 지진 사태에 따른 경제적 영향 분석과 투자 심리가 엇갈리면서 불안한 안정 흐름을 보이는 셈이다.
지난 11일 지진 발생 전 달러당 83엔대에 육박했던 엔화가치는 지진이 발생하자 보험사의 보상금 지급 등을 위한 본국 송환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에 강세로 전환해 14일 80.62엔까지 떨어졌다. 이후 일본 중앙은행이 41조엔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을 시중에 풀고 정부 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약세로 돌아서는 등 변동성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이 잇따라 폭발하고 나오토 간 총리가 방사능 누출 가능성을 밝히면서 엔화가치가 하락세로 전환했다. 일본 정부는 엔화 환율이 떨어질 경우 일본 기업의 수출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해 80엔을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엔ㆍ달러 환율 전망에 대해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일본 투자자들의 본국 송금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과도하고 일본 경제의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아진 만큼 엔ㆍ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분석이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바클레이스의 한 외환전략가는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자산을 처분해 국내로 송금하는 일이 즉각적으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설사 일어나더라도 상당 부분 헤지된 상태여서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최근 수 개월 동안 외국인투자가들이 도쿄 주식시장의 주요 매수자였다는 점에서 주가가 급락함에 따라 역송금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엔화 가치는 약세를 보일 수 있다.
반대로 지난번 고베 지진 때처럼 일본 투자자금의 본국 환류로 원전 문제만 가라앉으면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여전하다. 토머스 하 스텐다드차타드은행 싱가포르 외환전략 헤드는 "일본 투자자들이 본국으로 자금을 환류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엔화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의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은 5년물을 기준으로 전일 대비 27포인트 급등한 125bp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스케 우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도쿄의 신용상품 헤드는 일본의 CDS프리미엄이 일시적으로 200bp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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