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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의결권행사 변화 조짐

실적개선등 영향 주총 안건 찬성 증가속<BR>올들어 일부 주요 사안 반대·의견 제시



기업의 실적개선과 주가상승ㆍ배당증가 등으로 올해 주총 안건에 대해 찬성표를 던진 기관투자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기관은 사안에 따라 반대표를 던지고 주총에 참가해 의견을 제시하는 등 기관들의 의결권 행사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3일 증권선물거래소가 올들어 지난 2일까지 기관투자가들의 정기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내역을 분석한 결과 6개 안건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안별로는 푸르덴셜자산운용이 고려아연의 재무제표와 에스원의 이사보수한도, 템플턴투신운용은 휴켐스의 이사선임, 칸서스자산운용은 SK텔레콤의 감사선임, LG투신과 조흥투신은 각각 금강고려화학과 현대자동차의 이사보수한도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푸르덴셜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지난해 좋은 경영실적을 달성했고 올해 투자자금이나 운용자금 수요가 많지 않은데도 지난해에 비해 50% 증가한 주당 750원의 배당을 하는 데 그쳐 배당정책이 포함된 재무제표에 반대표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템플턴이 이사선임을 반대한 휴켐스의 한 관계자는 “이번 주총에서 대주주인 농협중앙회가 농협 출신 인사를 이사로 선임하려고 하자 템플턴이 반대표를 던졌다”며 “대주주 지분율이 50%를 넘고 템플턴 지분율은 2.4%에 그쳐 안건 통과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칸서스자산운용은 신탁재산간 이해상충 관계가 있을 때 의결권을 따로 행사할 수 있다는 불통일 행사규정을 따라 SK텔레콤의 감사선임 안에 대해 7,500주는 찬성, 1만주는 반대표로 나눠 행사했다. 금강고려화학의 이사보수한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LG투신의 한 관계자는 “회사의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임원 수도 줄었는데 보수총액을 늘리려고 해 반대했다”며 “주총에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지만 합리적이지 못한 안건에 대해서는 계속 반대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주총에서 기관의 의결권 행사 공시는 532건으로 지난해(492건)보다 8.13% 증가했고 안건 수도 2,150건으로 126건(6.23%) 늘었다. 주총 안건에 대한 기관의 찬성비율은 98.8%로 지난해의 95.1%보다 3.7%포인트 증가했으며 반대의견 비율은 0.28%(6건)로 지난해의 0.84%(17건)에 비해 줄었다. 한 자산운용사 팀장은 “올해는 기업의 실적과 주가가 좋아 기관이 찬성표를 많이 던졌다”며 “시간이 갈수록 주주권리를 외치는 기관과 개인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고 기업들도 주주들 눈치를 살피면서 무리한 안건은 주총에 올리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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