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일본 소니와의 협력 관계 회복에 적극 나섰다. 삼성전자와 소니의 LCD 패널 합작사인 S-LCD는 2일 8세대 두 번째 라인인 8-2라인 양산 출하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과 소니의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이 모두 참석해 우호 관계를 다졌다는 점이다. 특히 스트링거 회장이 일본에서 직접 건너와 합작사의 라인 가동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지난 4월 일본 소니 본사를 직접 방문한 것에 대한 답방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 측은 "양측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을 아꼈다. 양측의 이런 움직임은 삼성 LCD사업부의 유일한 고객사인 소니가 최근 패널 구매선 다변화를 검토 중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끈다. 이는 소니가 LCD TV부문에서 삼성에 1위를 내주고 LG와도 힘겨운 2위 경쟁을 벌이는 등 사업 실적이 최악인데다 글로벌 불황까지 겹쳐 패널 공급업체 다변화와 그에 따른 가격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 데 따른 것이다. 양측의 밀월 관계가 예전 같지 못하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확산되는 가운데 특히 삼성의 최대 라이벌인 LG디스플레이가 소니와 중대형 TV용 패널 공급을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삼성전자는 거래선 방어에 적극 나선 상태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방일과 스트링거 회장의 답방으로 협력관계 복원 면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과 소니는 TV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부품인 LCD 패널 분야에서는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는 세계적으로도 찾기 힘든 글로벌 기업의 협력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LCD는 그 동안 7세대 라인과 8-1 라인 가동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8-2 라인의 생산 능력을 연내에 월 7만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장원기 삼성전자 LCD사업부 사장은 행사에서 "삼성과 소니가 현재의 위기 상황을 함께 돌파하고 LCD TV 시장의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8-2라인에서는 주로 32ㆍ46ㆍ52인치 패널을 생산할 계획이며,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등 양측 핵심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