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유럽 내 가장 보수적인 국가 중 하나로 꼽히는 아일랜드가 오는 22일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한 국민투표를 시행한다. 국민 450만명이 투표를 통해 동성결혼 합법화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것으로 이는 세계에서 유일한 방식이다.
현재 분위기로는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아이리시타임스가 아일랜드 국민 1,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58%가 동성결혼 합법화에 찬성했으며 25%가 반대, 17%가 미정이라고 WP는 밝혔다.
올 초 아일랜드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레오 바라드카르 보건부 장관이 동성애자임을 밝히고 한 아일랜드 신부가 미사 도중 교인들 앞에서 '커밍아웃'을 하는 등 아일랜드 내에서 동성애에 대한 인식변화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아일랜드 작가인 콤 토이빈은 "한때 가장 보수적이었던 사회가 빠르고 급진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국민투표가)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로이터통신은 동성결혼에 대한 찬성 여론이 조성되는 이유로 잇따른 아동학대 스캔들로 약해지고 있는 가톨릭의 영향력을 들었다. 아일랜드는 지난 1993년까지 동성애를 불법화한 국가로 국민의 85%가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 가톨릭 신자다.
한편 미국의 경우 이르면 6월 말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을 전국적으로 허용할지를 결정한다. 현재 미국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주는 36개에 달하며 미 연방대법원은 6월 말까지 최종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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