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일각에서는 손보업체들이 자동차보험료 인하로 손실이 생길 것을 우려해 곧바로 장기보험 보험료를 올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대형 손보사들이 실손의료비 손해율 급증으로 장기보험의 보험료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특히 일부 중소업체들은 이미 인상 쪽으로 가닥을 잡고 구체적인 폭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사들이 실손의료비 손해율을 빌미로 장기보험 보험료를 올리려는 것은 장기보험에서 진단비, 입원ㆍ통원 의료비 등 의료비 관련지출이 전체의 60~70% 수준에 이르기 때문이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지난해 실손 의료비 손해율은 110%로 지난 2007년 이후 계속 100%를 넘겼고 LIG손보도 110%를 웃돌고 있다. 중소형사인 흥국화재도 2011년 회계연도까지 3년 연속 실손 의료비 손해율이 100%를 넘고 있다. 손해율이 100%를 넘었다는 것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보다 지급된 보험료가 더 많다는 뜻이다.
한 대형 손보업체 관계자는 "장기보험의 보험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실손 의료비의 손해율이 100%를 훌쩍 넘기면서 장기보험 상품의 보험료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4월부터 보험료가 오를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미 내부적으로 장기보험 인상을 확정한 중소형사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손보업계는 이번 이슈를 전날 나온 자동차보험료 인하 소식과 연관 짓는 시각에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은 모두 독립계정으로 운용되는 만큼 최종적으로 장기보험의 보험료를 올리더라도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연관을 짓는 것은 잘못된 추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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