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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내려도 안팔려 수익성까지 빨간불

'내수침체 직격탄' 車재고 지난달 10만대 넘어<br>中企 "땡처리도 소용없어 추가생산은 바로 손실"

“‘출혈마케팅’이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지만 기대만큼 팔리지 않아 고민입니다.”(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 “가격을 낮추는데도 내수는 물론 수출까지 증가세가 계속 꺾이고 있어 밤잠이 안 올 정도입니다.”(전자회사 영업담당 임원) 자동차와 반도체ㆍ가전ㆍ철강 등 주요 제조업체들은 내수부진과 고유가 등 연이은 악재로 재고가 쌓이면서 그야말로 초비상 상태다. 내수가 많이 회복되는 봄철이 지나갔는데도 창고에 쌓이는 물건은 늘어만 가고 있다. 가장 심각한 곳은 내수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자동차업계. 지난해 7만대를 조금 넘었던 재고량이 지난 5월에는 9만5,000대 수준까지 올라왔다. 6월 한때 10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반도체업계에조차 적신호가 켜졌다. 전년동기보다 50% 이상 늘어난 것은 이례적이다. 수출량 증가를 대비해 재고량을 늘렸다는 해석도 있지만 궁색하다. 민후식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 쪽 재고는 아직 양호한 수준이지만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생산량을 크게 늘린 플래시메모리의 경우 재고가 많이 쌓이면서 올들어서만 가격이 절반가량 떨어지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수출이 큰 폭으로 늘지 않는 한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전 및 디스플레이업계는 LCDㆍPDP 등 평면TV가 지속적인 가격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부진해 재고 증가 및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에어컨 등 일부 품목에서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제품은 내수부진으로 재고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도 중국의 긴축정책에 휴가철 비수기가 겹친데다 건설ㆍ자동차ㆍ가전 등 수요산업의 침체로 재고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건설경기 침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철근ㆍ봉형강류의 재고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3ㆍ4분기 철강업계 상위 22개 업체의 재고BSI는 기준치인 100에 못 미치는 92로 나타났다. 철강재고가 기준치와의 격차만큼 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중소 철강업체들의 재고BSI는 82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시멘트업계도 건설경기가 바닥을 헤매면서 재고물량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쌍용양회는 올 상반기 말 현재 지난해 동기보다 26.6% 증가한 약 75만톤이 재고로 남아 있다. 이마저도 전체 생산을 지난해 상반기보다 10% 가량 줄이고 수출증가가 뒷받침된 결과다. 중소기업들의 재고량은 이미 한계를 넘어선 상황이다. 완구업체들도 신상품을 끊임없이 출시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아 재고만 쌓여가고 있다. 김포에 공장을 갖고 있는 한 가구업체 사장은 “‘땡처리’ 플래카드를 걸어놓아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며 “추가생산이 곧 손실과 연결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기에 덜 민감하다는 제약업계도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약국에 덤핑공세를 펴거나 공짜로 제품을 깔아놓고 팔리는 만큼 수금하는 방식으로 재고축소에 나서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정작 문제는 재고량 증가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 조사결과 미래 재고수준을 보여주는 재고순환지표는 3개월 연속 악화됐다. 하반기에도 재고가 누증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건설경기 경착륙이 현실화할 경우 연관 산업의 재고량이 일제히 위험 수준을 넘어갈 공산이 크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내수불황이 장기화할 것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재고량 증대→수익성 악화→감량경영→성장력 약화’의 악순환을 그릴 수 있는 대목이다. 안의식 기자 miracle@sed.co.kr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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