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도곡동에서 치킨전문점 ‘BHC(www.bhc.co.kr)’를 운영하는 김지연(26ㆍ사진 오른쪽)ㆍ이승언(32) 사장은 부부다. 에어컨을 만드는 대기업 관리팀과 설계팀에서 근무하다 사내 커플로 발전했다.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뒤로 하고 치킨집 사장으로 변신한지 이제 겨우 석달 밖에 되지 않은 초보 창업자지만 젊은 패기와 열정으로 월 2,700만원이 넘는 ‘대박 매출’을 올리고 있다. 창업은 남편인 이씨가 먼저 제안했다. 아이템은 치킨전문점이었다. 브랜드에 대한 이씨의 설명에 김씨는 그 자리에서 수락했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만의 가게를 갖고 싶었던 열망이 컸던 부부는 치킨브랜드 BHC가 적은 투자금으로 꿈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이상적인 아이템이라고 판단했다. 김씨는 “어렸을 때부터 치킨을 좋아해 치킨전문점을 선택했는데 특히 BHC의 콜팝치킨(콜라와 치킨을 한 용기에 담은 메뉴)이나 조청소스로 양념한 ‘치킨강정’ 등 요즘 세대에 맞는 맛과 경쟁력 있는 메뉴를 갖추고 있었다”면서 “깨끗한 하이올레익 해바라기씨를 쓰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고 말했다. 부부는 ‘고객 모두가 우리의 사장’이라는 운영철학을 갖고 1대1 맞춤형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사장을 잘 모시려면 기호와 기분을 잘 파악해야 하듯 고객관리를 위해서는 개별 특성과 취향을 알아야 한다. 부부는 POS(판매시점정보관리) 시스템을 통해 고객들의 입맛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기록했다. 예를 들어 ‘A고객은 텐더치킨을 시키면 머스타드 대신 양념소스를 주문한다’ , ‘B고객은 후라이드를 조금 덜 짜게 조리하기 원한다’ 등 고객이 주문할 때 요청했던 것들을 모두 메모해 둬 주문이 들어오면 미리 챙겨준다. 그럴때마다 고객들은 “어떻게 그런거까지 다 기억하냐”며 놀란다. 고객을 특별히 대우하는 서비스가 단골 손님 확보에 도움이 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 씨는 “내 사업은 노력한만큼 100% 거둬들일 수 있어 훨씬 보람되고 즐겁다”고 말한다. 직장생활 당시 상사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했던 자세를 고객들에게 적용한 것이 단기간에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이라는 것. 샐러리맨에서 치킨전문점 ‘사장’이 됐지만 이제는 고객을 자신들에게 월급을 주는 실질적인 ‘사장’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게 이씨의 경영 철학이다. BHC치킨의 콜팝치킨은 특히 초등학생들에게 인기다. 부부는 꼬마 고객들이 더 즐겁게 콜팝치킨을 즐길 수 있도록 ‘BHC 콜팝 명예의 전당’을 만들었다. 콜팝치킨만 따로 쿠폰제를 도입해 10번 주문한 학생은 한 번 무료로 제공한다. 10번의 도장을 모두 모은 학생들의 카드를 명예의 전당에 전시하자 경쟁이 매우 치열해졌다. 김씨는 “어린 학생들이 무슨 수익이 되냐고 할지 모르지만 콜팝치킨을 좋아하는 아이들로 인해 자연스레 가족 고객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창업 3개월만에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기반을 잡았지만 사업 초기에는 어이없는 실수도 많았다. 이씨는 배달이 밀리자 급한 마음에 오토바이는 아파트 앞에 놔두고 매장에 뛰어 들어온 적도 여러 차례 있었다고 한다. 조만간 배달 직원을 고용해 3,000만원대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는 이씨는 “일주일에 아파트 단지 하나씩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곡동 치킨 시장을 평정하겠다”는 남편 옆에서 말없이 미소짓는 김씨는 “기회가 되면 가정 형편이 어려워 먹고 싶어도 치킨을 못먹는 학생들을 위해 동사무소에 한달에 10마리씩 치킨을 기부할 생각”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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